인생의 모든 것은 첫 경험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뭐든 척척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엄두도 못 낼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해내는 모습을 보면 대단한다는 감탄이 나온다. 우리는 언제까지 감탄만 하고 있어야 할까?
회사에 들어왔을 때 한 선배가 자주 하던 말이 있었다.
‘열심히 할 필요는 없는데, 잘해야 된다.’ 그 말을 듣고 ‘열심히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주어진 일을 놓치지 않으려 했고, 작은 실수에도 스스로에게 엄격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생각했다. ‘도대체 잘한다는 기준이 뭘까?’
주변에는 칭찬받는 동료들이 있었다. 그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했고, 상사들은 늘 그들을 치켜세웠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경외심과 함께 묘한 질투심이 일었다. 점점 뒤처지는 기분도 들었고, 내 실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잘해야 한다’는 말은 어느새 내 마음을 짓누르는 주문이 되었다.
이런 감정이 격해질수록 일은 즐거움보다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경외심은 곧 경쟁심으로 번했고, 그 경쟁심은 이내 좌절감 바뀌었다. 결국 남은 것은 시기와 질투뿐이었다. 잘하기 위해 노력을 했고, 스스로가 만족할 만큼 열심히 했다.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나는 왜 만족하지 못할까?’
‘만족’은 스스로 만들어 내기보다는 타인의 평가에 의해 이뤄진다. ‘인간은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확인한다’는 루소의 말처럼 인정받기 위해 만족을 찾아 헤매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치열한 사회에 살고 있다. 상생의 시대는 저물고 경쟁의 시대가 막을 열었다. 우리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고 있고 좋은 평가를 위해 더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다. 이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선 타인보다 더 낫다는 평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잘하는 것만 계속한다. 개인의 성향보다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잘하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새로운 시도를 꺼려한다. 새로운 것은 서툴고 서툴다는 것은 경쟁에서 불리하다. 경쟁에 불리한 것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회피는 결국 아무런 도움은 되지 않는다. 과연 이 경쟁이 나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발전은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그 결과를 얻기 위해선 익숙함을 벗어던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쟁은 가장 큰 족쇄다. 경쟁은 당장은 달콤함을 주지만, 그 달콤함은 오래가지 않는다. 이 달콤함은 곧 더딘 발전이라는 쓴 결과를 가져다준다. 그래서 조금 힘들고 어렵더라도 새로운 것에 기꺼이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의 시간이 무한하지 않듯, 도전의 기회 또한 찰나의 순간이다. 잘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하는 대신, 꾸준히 다양한 도전이 필요하다. 이 도전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다. 스스로와의 약속이자 또 다른 차원의 경쟁이다. 이 경쟁은 타인과의 경쟁보다 훨씬 더 깊은 울림을 남긴다.
피카소는 20세기 미술사를 통째로 바꾼 화가다. 그의 그림 실력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화가들에게 큰 좌절감을 주었다. 그는 형태의 해체와 재구성, 끊임없는 실험과 도전으로 ‘잘 그린다’는 의미를 바꿔버렸다. 만약 그가 잘하는 것만 계속했다면 지금처럼 유명해질 수 있었을까?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경우 익숙한 것을 버리는 과감한 선택이 필요하다. 피카소는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에 뛰어든 용기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어디 그뿐일까? ‘넘어서라, 어제의 너를. 그곳에 네가 찾는 의미가 있다.’라는 말을 남긴 니체 또한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도전은 남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초월하는 과정’으로 생각하였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자신을 넘기 위해 끝없이 도전을 해야 한다.
나는 살면서 많은 도전을 해 보지 않았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 역시 도전을 통해 이루어진 결과다. 책을 읽는 것은 좋아했지만 글을 쓴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부끄럽고 잘하지도 못하고 ‘글 쓰기가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의심했다. 하지만 한 줄, 두줄 써나가다 보니 글쓰기의 재미도 느끼게 되었고 일 외적으로 도전하고 집중하는 다른 일이 생겼다. 공적인 일이 사적인 영역이 분리되었다는 것이다. 퇴근 후 일 생각을 하지 않는 것 만으로 정신적 체력이 강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만약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경쟁의 시대에 사며 뒤처지면 안 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작은 일에도 순서를 메기고 타인을 평가하는데 여념이 없다. 이런 시대는 ‘도전’보다는 ‘익숙함’에 더 강점이다. 이 시대는 ‘경쟁’을 통해 진보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한 분야’ 외에는 발전의 여지가 없다. 물론 사회 구성원의 다양성으로 사회가 발전이 더딜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역량은 좁아진다. 역량의 축소는 자신의 강점과 장점 또한 축소시켜 잘할 수 있는 것과 잘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잘할 수 있는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결국 경쟁은 ‘남을 넘기 위한 싸움’이고 도전은 ‘어제의 나를 넘기 위한 약속’이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남을 넘을 것인가, 나를 넘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