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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의 시대, 요즘 누가 본업만 하죠?

영화 <안경>이 조급한 당신에게 전하는 위로

단군 이래 돈 벌기 가장 좋은 시대라던가.


유튜브에서도 블로그에서도 다들 돈 벌기가 얼마나 쉬운지 이야기한다. 서로 다르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돈을 쓸어 담는 비법을 알려 주겠다고 한다. 그런 콘텐츠를 접할수록 마음이 조급해졌다. 남들은 저렇게 쉽게 돈을 버는데 바보같이 본업에만 매달리고 있었다니. 가만있어도 돈이 쏟아져 들어오는 인생에 하루라도 빨리 합류해야 했다.


하지만 부업을 고르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세상에 돈 버는 방법이 그렇게 다양할 줄 누가 알았으랴. 누가 스마트스토어로 돈을 벌었다고 하면 혹하고, 파티룸 운영으로 돈을 벌었다고 하면 또 혹했다. 난 수십 갈래로 나뉜 갈림길에 서서 지끈거리는 머리만 붙들고 있었다.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며, 점차 조급함도 우울감으로 바뀌었다. 우리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남편이 아무리 말해도 들리지 않았다. 세상의 소음을 차단하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었다. 그런 시기에 영화 <안경>을 만났다.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곳으로 떠나고 싶은 타에코는 조용한 바닷가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 그 마을은 어딘가 이상하다. 민박집 주인 유지는 손님이 몰려올까 봐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작은 간판을 내건다. 마을에 특별한 관광지조차 없다고 한다. 할 만한 일은 사색뿐. 아침이면 수수께끼의 빙수 아줌마 사쿠라를 필두로 마을 사람들이 해변에 모여 우스꽝스러운 메르시 체조를 한다.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마을이다. 하지만 타에코는 점차 그 마을을 온전히 즐기는 법을 터득한다.


잔잔한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다 함께 빙수를 먹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나도 바닷가 마을로 여행을 온 기분이 들었다. 영화에 몰입할수록 쫓아오는 사람 없이 쫓기던 마음이 제자리를 찾아갔다. 그제야 조급함에 휘둘리지 않고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수많은 부업 사이에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 이유는 내 길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고리타분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어떤 파이프라인이 됐든 지금까지 쌓아 온 내 커리어를 바탕으로 뻗어 나가고 싶었다. 돈이 된다면 무엇이든 할 것만 같았는데, 난 안타깝게도 그럴 수가 없는 인간인 모양이었다. 그래서 아이패드에 나와 연관된 키워드를 정리해 보았다. 이것저것 따지고 따져서 결정된 나의 키워드는 번역과 영화. 이 두 키워드로 어떤 파이프라인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내가 생각보다 꽤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번역은 나에게 든든한 노동소득뿐 아니라 콘텐츠소득도 안겨 준다. 좋은 기회로 <미드 번역을 위한 공부법>을 출간해 큰돈은 아니지만 인세가 꼬박꼬박 들어오고 있다. 이미 초고를 넘긴 두 번째 책도 출간되면 콘텐츠소득이 더 늘어날 것이다. 상반기에는 영화번역 클래스를 열어서 첫 강의료도 받아 보았다. 그렇다면 영화라는 키워드는 어떨까? 영화수입 일을 배우고 있으니 몇 년 뒤에는 영화수입사를 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사업소득이 생기겠지. 또 네이버 영화 블로그를 키우기로 결심하고 몇 달 지나지 않아서 영화 인플루언서도 됐다. 덕분에 애드포스트 광고 단가도 높아졌다. 뭐,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지만 나도 여러 개의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었다. 긴 고민 끝에 이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장 공사 해 나가기로 했다.


영화 <안경> 속에 등장하는 엉성한 약도에는 '왠지 불안해지는 지점에서 2분 정도 더 참고 가면, 거기서 오른쪽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우리네 여정에 불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불안해하고 조급해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길을 나아갈 수밖에.


중요한 건 조급해하지 않는 것
조급해하지 않으면 언젠가 반드시...



N잡의 시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람이 본업과 더불어 부업을 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직장인 5명 중 1명은 부업을 하고 있으며, 부업을 하지 않더라도 10명 중 9명은 N잡을 꿈꾼다고 한다. 하지만 부업을 선택할 때는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남의 얘기만 듣고 부업을 선택한다면 성과도 안 좋을뿐더러 오래 지속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부업의 종류 1. 노동형 부업


노동형 부업은 시급이나 건당으로 계산되어 시간을 쏟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다. 대표적으로 대리운전이나 배달 등이 있다. 보통 초기 투자금이 필요하지 않고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크몽, 탈잉, 숨고 등 재능마켓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 역시 노동형 부업이다. 단순 노동을 넘어선 재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가는 더 높을지 몰라도 시간을 쏟은 만큼만 돈을 벌 수 있다.


부업의 종류 2. 지식 생산형 부업


지식 생산형 부업은 자신의 지식을 상품으로 제작해서 판매하는 것이다. 클래스101이나 크몽 등의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PDF 전자책 제작이나 온·오프라인 강의 등이 있다. 한번 상품을 만들어 두면 계속 복제해 판매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하지만 돈을 주고 구매할 정도로 유용한 지식을 판매해야 하기에 전문성이 필요하고, 꾸준히 마케팅을 해야 한다. 그래서 지식 생산형 부업을 할 때 다양한 SNS 플랫폼 활동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구독자가 많아지면 상품을 판매하기도 수월할 뿐 아니라 광고 수익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SNS 활동이 필수라 콘텐츠 제작에 계속 시간을 쏟아야 한다.


부업의 종류 3. 사업형 부업


부업의 끝은 역시 사업. 대표적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아마존 등에서 활동하는 온라인 판매가 있다. 사업이 잘만 된다면 큰돈을 벌 수 있지만, 초기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급변하는 트렌드를 잘 캐치해야 한다. 그래서 특히 초반에는 다른 그 어떤 부업보다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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