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이장욱

by mongchi

[1106] 006_정오의 희망곡 / 이장욱


우리는 우호적이다

분별이 없었다

누구나 종말을 향해 나아갔다

당신은 사랑을 잃고

나는 줄넘기를 했다

내 영혼의 최저 고도에서

넘실거리는 음악,

음악은 정오의 희망곡,

우리는 언제나

정기적으로 흘러갔다

누군가 지상의 마지막 시간을 보낼 때

냉소적인 자들은 세상을 움직였다

거리에는 키스 신이 그려진

극장 간판이 걸려 있고

가을은 순조롭게 깊어갔다

나는 사랑을 잃고

당신은 줄넘기를 하고

음악은 정오의 희망곡,

냉소적인 자들을 위해 우리는

최후까지

정오의 허공을 날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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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이모부가 돌아가셨다

초상 마다
그 가족들은 엄청 힘겨운데

일주일도 안되서 또 겪다니 엄청 힘들겠다


추억이 많지 않아서

그리워할 내음이 남지 않았다

그래도 누군가는 엉엉 울고 있을거야

그렇게 한 명이라도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럼 잘 산 삶이지


그렇게 한사람이 떠나는 그 순간에도

누군가는 태어난다

축복속에서 태어나기도 하고

들리지 않는 축복 속에서 태어나기도 한다

안들려도 알았으면 좋겠어

한 명,한 명

우주란 것

그 자체로 소중하단 것


그 우주들이 이기적으로 살기도 하고

다른 우주에게 위협을 가하기도 하고

비인간적 짓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 명 한 명이 우주다

내 주변에

그리고 네 주변에

선한 우주가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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