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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진 Oct 14. 2024

1: 싸울 수밖에 없는 관계

세상살이, 그 이야기들


즐겁고 행복한, 사랑만으로도 부족한 데이트를 망쳐버렸다. 그는 늘 얘기했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하루는 싸우지 않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라고. 하지만 한 번 기분이 상해버린 나는, 그의 표정과 행동에 속상한 감정을 한 겹, 한 겹 쌓고 있었다. 몇 장 되지도 않는 속상함이 결국 다툼으로 이어졌고, 우리는 서로 기분이 상한 채로 헤어졌다. 또다시 얼굴을 보고 데이트를 하려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내일이면 다시 보고 싶을 텐데, 그리울 텐데, 후회할 짓을 또 해 버리고 말았다.


자존심 강한 두 남녀가 서로 연락도 하지 않은 채 2시간이라는 시간을 훌쩍 넘겼다. 결국 미안하다고 먼저 얘기한 건 나였다. 처음엔 먼저 연락하는 자가 지는 거라고 연락하고 싶은 마음을 애써 꾹꾹 눌러댔다. 친구에게 온 톡을 답장할 때도, 제일 상단에 있는 그의 톡방을 흐린 눈 하며 지나쳤다. 그러나 내일이면 일찍 일어나 개인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그가, 나 하나 때문에 신경 쓰여 제대로 잠들지 못할까 걱정이 된 게 연락한 이유였다. 역시나 그는 답장을 했고, 미안하다고 나에게 사과를 건넸다.


그가 언젠가 나한테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싸우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그리고 나는 대답했다.’ 나는 싸우는 즉시 대화를 통해서 감정을 풀었으면 해.’


우리의 화해 과정은 너무 달랐다. 하지만 그는 늘 나에게 맞춰주었다. 생각하고 싶은 욕구를 누르고, 즉시 답장을 원하는 내게 연락을 해 주었다. 풀리지 않은 본인의 감정으로 날 다독이고 풀어주려 애썼다. 그것이 그의 사랑이었을까?


우리는 아직 화해하지 않았다. 나는 내일을 위해 그를 재워야 했고, 그에게 생각할 시간 또한 넉넉히 주고 싶었다. 우리가 아직도 왜 다퉜는지 모르겠다는 그의 말에, 각자의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하는 과정이 정말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내 의견에 그는 동의해 주었고, 우린 오늘의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나 나름 그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이 과정이 나의 사랑이지 않을까?


우린 각자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행복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서로 그윽하게 사랑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내일 우린 대화를 통해 서로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게 되겠지. 그래 그거면 됐지, 싸울 수도 있지 뭐.





안녕하세요. 10월 14일 부로 브런치스토리 작가로 제 글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하진입니다.


작가 신청을 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저에게는 굉장히 길었어요. 브런치 스토리 어플을 수시로 들락날락하며 기웃거린 걸 보면 제가 많이 기대를 했나 봅니다. 그렇게 원했던 작가라는 타이틀을 막상 얻게 되니 살짝 무게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담아보고 싶어요. 제가 겪은 일들이 많은 분들에게 공감이 될 수도 있고, 이해할 수 없는 생소한 일 일수도 있겠지요. 그저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보이는 그대로를 읽어주세요. 그리고 당신의 생각을 넓혀주세요. 제 글을 통해 무언가 하나는 얻어갈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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