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때는 좀 슬픈 것 같다. 특히 마음이.
상대방의 마음이 나와 다를 때에도, 내가 상대방의 마음과 다를 때에도.
그리고 도저히 그것을 모를 때에도.
그럴 때마다 나는 상실로 가득 찬 내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겉으론 괜찮은 척 웃으며, 속으로 혼자 정리해나갔다.
이미 곪을 대로 곪은 마음은, 왜 단 한 번도 좋음을 순수하게 표현하지 못했을까.
아마 그는 알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를 좋아했는지.
그리고 혼자만의 마음을 정리하며 결국 혼자 끝을 낸 이유도.
혼자서만 좋아하는 마음을 어쩔 줄 몰라할 때는, 실망해버리는 게 가장 좋은 약이었다.
억지로 실망해버리고 기대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아마 상처받기 싫은 마음일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오해하고 기대하고, 결국에 다름을 알게 되면서 나는 상처를 받아왔다.
기대는 나에게 독이 되었다. 기대는 나에게 상처를 주었다.
당신의 마음이 나와 같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당신과의 미래를 제멋대로 혼자 상상했다.
상처받기 싫은 마음은,
기대를 안 하려고 실망해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좋아하는 마음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좋음을 표현하기보다는 끝을 내밀었다.
내 마음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듯이, 당신의 마음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을 알기에.
결국 나는 노력도 해보지 않고, 또 스스로에게 상처를 준다.
나는 나에게 상처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