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의 오래된 친구와 당일치기 여행을 갔을 때이다. 한 카페의 옥상에서 친구와 나는 각자의 도시로 떠나기 전, 지는 해를 보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일몰이 시작되기 전 크림빛으로 물드는 하늘, 그때가 꼭 지금의 우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나의 오래된 친구들 사이는 부드러운 크림색 같다. 순하고 유하고 부드러운 크림치즈 같아서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한때 우리가 서로 다른 지역에서 대학 공부를 해 잠시 멀어졌던 시기도 있었지만, 결국은 자석이 끌어당기듯 우리는 다시 모여, 이곳저곳 여행을 같이 다녔다.
파랬던 하늘이 해가 떨어지면서 크림색으로 물들듯이, 파랬던 우리의 이십 대 청춘은 지나고, 붉게 무르익기 전의 크림색 같은 삼 심대 중반인 것이다.
이십 대 때의 우리는 시간은 있었지만 돈이 없었고, 삼십 대의 우리는 돈은 있었지만 시간이 없었다. 삼십 대 중반이 되어보니 시간도 돈도 조금씩 있는 것 같으나, 젊음이 부족하다.
지나간 젊음을 아쉬워한다. 늙어가는 것을 서러워한다.
우린, 각자의 색이 강할 때도 있었다. 우정이 휘청거릴 때도 있었다. 많은 세월을 함께 하다 보니, 강했던 색은 다 빠지고 서로 어우러지는 편안한 색이 되었다.
우린 나이가 더 들어 붉게 빛날 때까지 함께 나아가려 한다. 지금은 떠나보내지 못해 잡고 있는 우리의 젊음.
누군가는 아름답다고 하는 삼십 대 중반의 유연하고 부드러운 크림색 같은 젊음을 즐기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