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네모

2018.12.01/ 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나에게

by 나나


8평 남짓한 작은 방에 누워있자면, 내 두 눈에 네모난 천장이 한가득 들어온다.


수많은 네모가 쌓여서 이 원룸촌을 만들어낸 것처럼

네모는 이토록 안정적이고 모두를 품는다.


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어.

둥글게 살고 싶었고, 아무도 나에게 찔려서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누군가 툭- 건드리면 데굴데굴 굴러가서, 어디로든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만의 모서리가 필요해.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 민다고 해서 굴러 떨어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위치에서 안정적으로 서있을 수 있으니까 말이야.


조금은 슬프지만 이제는 네모가 되어야 할 때.




네모 방_폰에 낙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