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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 Sep 22. 2020

두 번째 이야기_사장님

미래의 호칭

우리 팀 박 차장님은 진정한 라떼 덕후였다.

좋은 의미로는 친근한 상사지만,

나쁜 의미로는 약간 호칭이...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에게는 직급이라는 게 있었으나... 내겐 그런 것은 없었고 그냥 사원 나부랭이 었으니

가끔 부르는 언어가 아주 조오오오오오오오금 MO욕GAM을 줬다.


이를테면, 다른 분들은 '나나씨' 또는 '나나님'이라고 했으나,

박 차장님은 '나나야!' 또는 '문나나!'라고 했다.

(억양은 절대로 부드러운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가벼운 수다 정도를 떨 때에는 뭐,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요소였지만

혼날 땐 좀 기분이... 농노 신분이 된 느낌이랄까?


뭐 그래도 나중에는 익숙해졌다.



하지만, 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다 같이 반 100살 훌쩍 넘어가면, 그 직급도(어쩌면 직책도) 아무 의미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만약에 모든 직급과 직책을 없애는 것이 아닌,

모호하게나마 높은 연차를 자랑하는 사람들을 통틀어 존경을 담아 불러야만 하는

호칭이 굳이 있어야만 한다면...?


다 같이 평균 연차가 너어무 높아졌기 때문에,
옛 어르신들의 지혜를 본받아서 다음과 같이 부르면 되겠다.


"어이, 00 사장~!"




결국, 모두의 호칭이 '사장'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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