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너라는 밤
불빛 하나, 바람에 흔들려도
너의 이름을 품은 밤은
끝내 잊히지 않고
등 뒤로 길게 누운 그림자
사잇길로 지워질까
기다림은 늘 한 발 앞서 걷는데
머리맡에 내버려 둔
달빛을 접어 봉투로 만들고
네 이름 묻어놓은 하늘에 띄우면
때로는 낯선 별 하나 떨어져
너일까 싶어 숨을 고른다
텅 비어버린 내 심장
너의 흔적으로 가득 찼던 방에서
또다시 지친 하루를 눕히면
어김없이 저기 구석진 곳에서
울리는 작은 떨림
창가에 걸린 너의 인사가
말없이 흔들리며 다녀가고
잊는다는 것이 다른 이름이라면
나는 끝내 사랑 중일 테니
잊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잊을 수 없는 것일 뿐
오늘도 나는
그리움 앞에 불 하나 밝히고
네 이름자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