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얻지 못한 땅
발 디딘 자국조차 없다
시간은 멈춘 게 아니라
처음부터 흐르지 않았고
바람은 숨조차 쉬지 않는다
빛은 태어난 기억이 없다
누군가 울었다는 말은
이곳에선 허상이고
누가 머물렀다는 기억은
안개처럼 흩어졌다
이곳은 다만,
무엇도 시작되지 않은 자리
그리고 그 자리에
나는 그림자조차 남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