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라질 테다
어딘가에선 여전히 잊힌 존재
너는, 이 방은 아직도 너를 기억한다
너의 체온이 묻은 찻잔이 있고
내가 접던 이불에 주름이 남아 있을 때까진
이 세상은, 우리를 지우지 못한다
거울은 너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빛의 방향은 아직도 너를 기다리는 구도다
침묵은 네가 떠난 자리보다 먼저 도착했고
체취(體臭)는 네가 잊은 옷자락을 따라
계절도 없이 머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