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不在) 4

by 몽유

소낙비가 내리던

그 새벽의 들녘에서

빗소리인지, 멀리 신음소리인지

그는 그 길로 사라졌다


그날 이후

나는 매일 같은 새벽, 그 자리에 선다

물안개는 매번 다르게 피고

공기는 여전히 젖어 있어

슬픔은 마르지 않는다는 걸

이제야 배운다


그가 걷던 길을 따라

벼 줄기 사이로

그의 이름을 부르면

이슬이 울음처럼 흘러내리고


어느 날엔가

에 그림자가 지더니

, 다음 날은

풀잎이 목소리를 흉내 낸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그가 아니라

그가 사라진 자리라는 걸


마지막, 얼굴을 보였던 고갯길

그곳에는 언제나

그의 뒷모습이 서 있다

나는 항상 달려가지만

그는 언제나 안개로 흩어진다


오늘 새벽에도

그 자리에 서서

나는 또다시

그를 잃고 만다


안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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