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새벽이 매장되는 땅
물안개가 필 때마다
사라지는 것들이 되살아난다
축축하게 식은 공기, 숨이 아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 잊힐 때 나는 냄새
풀잎은 이슬을 머금지 못하고
검게 마른 혀를 내민다
발을 들이는 순간
밑으로만 끌리는 감각
무릎까지 젖은 채 잠에 빠지고
내가 아닌 모양으로 걷는
땅이 있다
빛은 없다
그저 희뿌연 무언가 시야를 덮고
멀리서 정체 모를 짐승이 운다
이름 잃은 그림자만 여길 지나간다
들녘은 한 번도 아침을 맞은 적 없고
태양은 결코 이 경계를 넘지 못한다
네가 본 것은 빛이 아니라
잊힌 자의 마지막 눈동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