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하지 않은 시간
너와 나의 삶은
각자의 궤도를 따라
영원히 스치지 않았을까
나는 여전히 내 궤도를 따라
느린 별처럼 돌고
너는, 자신만의 우주를 건너는
침묵의 평행선이었을까
우린 서로를 향해 달리는
눈 먼 두 개의 선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지만
한 걸음, 또 한 걸음
기어이 하나의 점에서
만나고야 말지
스미는 바람 한 줄기,
흘깃 지나는 눈길 하나
시간의 궤도를 휘게 하고
우리의 선을 부드럽게 감아
결국, 하나의 꼭짓점에
닿게 하지
멀리서 보면 겹치지 않던
그 길, 어디선가
반드시 만난다는 걸
이미 시작된
완벽한 변주라는 것을
그날 이후
모든 방위는 너를 가리키고
모든 계절은
너에게 기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