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바다보다 느리다

by 몽유


바다는 매일 다르게 밀려오지만

기억은 늘

같은 장면에 머물러 있다


너의 뒷모습

멈칫한 발끝

조용한 숨


다시 듣고 싶지 않은 말들이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날

나는 파도를 원망했다

씻기지 않는 기억과

지워지지 않는 마지막 말


가끔, 바다가

너의 목소리로 속삭여도

나는 멈출 수가 없다


바다, 그 흐릿한 경계

너의 그림자

아직 떠나지 않은

너를 따라간다


사랑이 지난 자리

남은 건 미련이 아니라

이름을 얻지 못한 무늬다

여전히, 나는

그 무늬를 따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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