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항

by 몽유

새벽을 삼킨 물안개 속에서는

어둠이 먼저 그물을 걷어올리고

비린내 밴 거친 손바닥 위로

바람이 소금처럼 들러붙는다


칼날 같은 비가

눈썹을 베고, 입술을 할퀴는데

저기 멀리에 낮은 등대

흐릿한 불빛을 더듬으며

물살 속을 기어서 가고 있다


무심한 아침노을 아래로

배는 쓰러지듯 부두에 기대고

어부는 허리보다 깊은 침묵 속에

하루를 털어내는데


갈라진 손금 사이로

비는 속절없이 흐르고

바다는,

다시 또 파도를

조용히 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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