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바람이 식어가는 계절
나는 돌아오지 않는 너의 발자국을 좇아
자주 파도에 귀를 기울이고
그때마다 바람이 가슴을 쪼아댄다
가을바다는 이별의 목소리를 닮아
늘 수평선 끝에서부터 차갑게 울음 울고
소금기 어린 바람이 밀려와
내 오래된 기억을 조심스레 흔든다
네가 발걸음을 끌던 모래 위에
무수히도 자주 너의 이름을 쓰지만
파도는 어김없이 지운다
그리움이란 남아 있는 것일 뿐,
머물 수 없는 것이라며
붉게 갈라진 수평선 너머로
한순간 반짝이다 꺼져버린 너의 웃음,
물결 속으로 네 이름까지 사라지고
남은 건 내 심장을 울리는 파도 소리
나는 매번 그 소리를 품고 돌아선다
다시 마주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언제나 바다에 가면 네가 돌아올 듯하여
끝내 지워낼 수 없는 부질없는 확인
가을바다는 닿지 못한 사랑이다
차갑고도 따스한, 그 모순의 흔적이다
그래서 나는
너를 그리움으로 젖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