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 계절 따라 흐려지는 빗소리
언제 식어버렸는지 소금기 밴 눈물에
너의 기억이 서늘해지고
꽃이 짓무른 자리, 잿빛 구름이
검게 그을린 꽃잎을 감추고 앉았다
텅 빈 거리 끝
나무는 젖은 팔을 늘어뜨린 채
어둠을 드리우고, 나는 술잔을 비우는데
불 꺼진 어둠 속에서, 귀를 찢는 울음소리
누구의 절망인지 알 길 없다
다만, 내 것이 아니기를
흐려진 기억 속, 얼룩진 비 냄새
계절은 이름을 잊은 채 시간을 지우고
창문마다 흔들리는 불빛
너를 잃은 시간들이 아직도
나를 기억할까
바람은 그림자를 산산이 흩어놓고
어둠은 끝내
너의 흔적마저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