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이유

by 몽유

말하지 못한 이름 하나,

밤이면 혀끝에서 무너져 내립니다


불러보려 하면

바람이 먼저 끊어내고

남은 것은 바다 안쪽에서

돌처럼 굳어가는 침묵뿐


그렇게 밤마다

내 안의 해안선은 조금씩 깎여 나가고

한때는 부드럽던 모래도

이제는 서늘한 조약돌이 되어

서로를 외면한 채

아무렇게나 모여 앉았습니다


다시는 부르지 못할 그 이름이

결국엔 바위를 닮아

나를 갉아먹으며 살아남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