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꽃
피어야 할 계절을
이미 지나온 듯
꽃은 가장 늦은 때를 택한다
눈이 말을 거두고
뿌리마저 잠든 계절에
차가운 공기 속에서
너는 색을 잃는 대신
온도를 버렸다
누구도 오래 머물지 않는 자리
꽃은 향을 아끼고
존재만으로 견디는 것을
사랑이란 이름조차
얼어붙는 이 계절에
피어 있는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언제까지고 머무려는 의지
그래서 겨울꽃은
피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사라지지 않고
서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