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꽃

by 몽유

겨울꽃



피어야 할 계절을

이미 지나온 듯

꽃은 가장 늦은 때를 택한다


눈이 말을 거두고

뿌리마저 잠든 계절에

차가운 공기 속에서

너는 색을 잃는 대신

온도를 버렸다


누구도 오래 머물지 않는 자리

꽃은 향을 아끼고

존재만으로 견디는 것을


사랑이란 이름조차

얼어붙는 이 계절에

피어 있는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언제까지고 머무려는 의지


그래서 겨울꽃은

피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사라지지 않고

서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