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

by 몽유

서리


퀭한 어둠이 먼저 와

윤기 잃은 말들을 눕혀 놓았다


하얀 서리

잠든 말 위에 내려

소리를 얼리고

차마 꺼내지 못한 마음을 따라

숨결만 남긴다


풀잎의 척추가 휘어질 때

소리 없이 도착하는 것이 있다

닿지 않아도

서리 밟힌 듯 부서지는 것들

차갑다는 그 이유만으로

이렇게 쉽게 금이 간다


밤은 다시 잠기고

아침이 와도

녹지 않는 기억 하나

된서리 위에 이름을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