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
퀭한 어둠이 먼저 와
윤기 잃은 말들을 눕혀 놓았다
하얀 서리
잠든 말 위에 내려
소리를 얼리고
차마 꺼내지 못한 마음을 따라
숨결만 남긴다
풀잎의 척추가 휘어질 때
소리 없이 도착하는 것이 있다
닿지 않아도
서리 밟힌 듯 부서지는 것들
차갑다는 그 이유만으로
이렇게 쉽게 금이 간다
밤은 다시 잠기고
아침이 와도
녹지 않는 기억 하나
된서리 위에 이름을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