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한 찝찝함이 있으니 뭐든 손에 잡힐 리 없다.
요새 잠이 많아졌다.
아침에 눈 뜨면 벌떡벌떡 일어났는데
요새는 몸이 무겁다.
잘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면서
심지어 빨리 잘 되고 싶어 하는
오만한 이기심을 말릴 수가 없다.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에
불쾌한 찝찝함을 갖고 하려니
무엇을 하든 손에 잘 잡힐 리가 없다.
여유는 사라지고
지저분한 감정들만 남았다.
사람들의 시선만 따라갔더니
내가 사라지는 기분이다.
존재하기 위해 존재하는.
‘위해’가 없는 존재가 없다.
잘 달려가다가
문뜩 떠오른 넘어지는 상상에
정말로 그럴까 봐 겁이 난다.
그리고 비교를 안 할 수 없다.
작년에 세웠던 나의 목표,
버킷리스트를 최근에 전부 체크했다.
너무 좋았다.
그리고 목표가 비었다.
충족해서 지운 곳을 채워야 하는데
빈 껍데기를 든 채로 계속 달렸다.
허공을 달려갔다.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무조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마주한
무지의 세계에서 무너졌다.
며칠을 공허하게 보냈다.
그동안 다른 곳에서 채워짐을 바랐다.
뭔가를 계속하고 있는데
이게 아닌 걸 알면서도
어떻게 할지 몰라서 이거라도 했다.
그것을 오늘 알았다.
무지하면 공부하면 된다.
비었으면 채우면 된다.
중요한 포인트다.
모른다고 주저앉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오늘 난 목표를 세웠다.
벌써 2개 중에 하나를 채웠다.
나머지는 이제 채워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