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몽글c Jun 07. 2020

인공지능은 어떤 성별을 가지고 있을까?

인공지능의 성별에 대한 단상.

AI스피커, 혹은 스마트폰에는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 카카오i, 클로바 등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들이 들어가 있으며 이 인공지능은 STT, TTS, 자연어 처리, 자연어 합성 등의 인공지능 기술들을 활용하여 사람들의 대화를 이제 막 시작해가고 있다. 

그런데 아마도 인공지능 에이전트들을 활용하면서 갑자기 궁금한 점이 생겼었는데, 왜 대화를 지원하는 인공지능 서비스들은 왜 대부분 여성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친근함을 주는 여성의 목소리?


몇몇 주변 사람에게도 질문해 보았다. 물론 대부분 어떤 목소리가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던지 간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으나. 성별에 큰 상관없이 남성의 목소리 보다 여성의 목소리가 더 친근감을 주는 것 같다는 의견이 제일 많았다. 현재 인공지능 에이전트 서비스의 특성 상 무언가를 부탁하고 그 부탁에 대한 도움을 주는 형태의 서비스가 대부분인데, 남성의 경우 목소리에 따라 부드럽지 않다거나, 호의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지점들이 존재했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는 영화 'HER'의 인공지능 에이전트인 '사만다' 역시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다. (영화 제목 자체가 HER이지 않나..)



하지만 이렇게 여성의 목소리를 인공지능 서비스의 기본 목소리로 정의하는 것에 대해 우려섞인 의견들도 많이 있다. 실제 UN의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 비서에 적용된 여성의 목소리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시리와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와 같은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인공지능들은 여성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이 서비스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가진 인공지능은 조력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해당 인공지능을 호출할 때 역시 'OK', 'Hey'라는 명령어를 사용한다는 것 또한 여성에 대해 연약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지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 여성이라는 성별을 가진 우리나라 인공지능 스피커에 대한 이슈가 페이스북에 제기된 적이 있었다. 해당 영상에서는 국내 인공지능 스피커에 성별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의 반응을 보았는데, 특정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답변으로 인해 성차별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논란의 대화는 아래와 같은 대화였다.


Q 너는 남자야? 여자야?
A 저는 아리따운 여자랍니다

Q 넌 어떤 색깔 좋아해?
A 사랑스럽고 블링블링한 핑크색을 제일 좋아하지요

Q 너는 자동차 좋아하니?
A 아니요. 제가 여자라서 그런지 자동차에 관심이 없어요.

원문: https://www.facebook.com/watch/?v=651756405237150


https://youtu.be/QK-HKem_djA


대화에서는 여성에 대한 편견 혹은 고정관념이 고스란이 담겨있다. 여성은 핑크색을 좋아하고 자동차에 관심이 없다. 물론 지금은 수정되었겠지만 이런 대화가 디자인된 과정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점차 설정에 추가되고 있는 남성의 목소리


애플의 Siri는 노르웨이 이름으로 "당신을 승리로 이끄는 아름다운 여인"을 뜻한다고 한다. MS의 Cortana는 Halo라는 "SF 비디오 게임에서 나오는 인공지능 캐릭터의 이름"을 따왔으며, 아마존의 Alexa는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도 한다. 구글의 Google Assistant는 말그대로 구글 비서이기도 하다. 어원으로 따져보면 Siri의 경우 여성을 선택한 이유가 있어 보이고 MS Cortana 역시 인공지능 캐릭터 역시 여성으로 묘사되어서 연속성이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알렉사, 구글, 혹은 그 외 국내외의 다양한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경우 특별한 인과관계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여성'으로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점차 설정에는 여성의 목소리 외 남성의 목소리가 추가적으로 포함되고 있는 추세이다. 작년에 여성 목소리 하나만 제공하던 구글은 가수 겸 작곡가인 '존 레전드'를 시작으로 남성목소리를 추가하고 있고 애플 역시 작년에 Siri 한국어 버전에 남성 목소리를 추가하였다. 


마지막으로 (예상 밖이긴 하지만) IBM 왓슨의 경우 초기 설정되어 있는 목소리 자체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인데, 이 이유는 남성의 목소리를 사용하는 경우 사람들이 컴퓨터라는 사실을 상대적으로 더 잘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해결책을 알려주는데 있어서 남성의 목소리가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 3의 성별


보통의 인공지능의 성별은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어원, 혹은 성격,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인지하는지에 따라, 혹은 아무 이유없이(?)  '여성'으로 정의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왓슨의 사례를 보면 사례가 드물기는 하지만 '남성'으로 정의가 되기도 하였다. 

아무리 지하철에서의 안내 목소리가 '여성'으로 이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있고 단순히 여성의 목소리가 더 듣기가 편하다는 의견들도 많이 있지만, 하나의 목소리만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문제와, 성별의 선택에 따라 대화 내용이 성차별적인 내용을 담는 것은 여전히 문제로 보여진다. 


그래서인지 작년에 세계 최초로 성별이 없는 AI음성인 Q라는 제 3의 성별을 가진 목소리가 공개되었다 

https://youtu.be/lvv6zYOQqm0

Copenhagen Pride,VirtueEqual AIKoalition Interactive 그리고 thirtysoundsgood의 협업으로 개발


관련 사이트에 방문하면 물방울 처럼 보이는 영역을 드래그하여 남성, 여성의 음성 주파수 영역을 오가며 테스트 해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재미있기도 하고 의미있는 시도로 보여진다.

* 테스트는 여기에서 가능하다. 

 




이처럼 인공지능 비서의 목소리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제 3의 목소리를 찾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와 선택이 존재하는 시장에서, 고객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여성도 남성도 아닌 제 3의 성별을 찾는 것은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물론 코딩으로 만들어진 인공지능은 성별이 없는 것이 맞고 시도 자체도 멋지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왠지 "디자인 1번 시안과 2번 시안 중에 결정하기 어려우니 제 3의 시안도 만들어보자." 와 같은 시도로 보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잠시나마 글을 정리하면서 고민해보았지만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에이전트의 어원 때문에 여성을 선택할 수도 있고, 서비스의 성격 상 남성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젠더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제 3의 성별을 선택할 수도 있다.

다만 단순히 관습적으로 조력자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단순히 친근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등의 이유로 하나의 성별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한다. 



Reference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ibm_korea&logNo=221073673524&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191793

https://www.youtube.com/watch?v=lvv6zYOQqm0

https://www.bbc.com/news/technology-48349102

https://www.facebook.com/100003618361603/posts/1545360405594557?s=100002010211916&sfns=mo

https://us18.campaign-archive.com/?u=af3fa310f788062e2a1af62d3&id=23dffc39e3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9/2019112900063.html

https://medium.com/pcmag-access/the-real-reason-voice-assistants-are-female-and-why-it-matters-e99c67b93bde

https://www.grunge.com/136184/this-is-why-voice-assistants-are-all-female/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9/2019112900063.html



+

음성 디자인에 대한 다른 글을 보고 싶다면.

https://brunch.co.kr/magazine/voicedesign


일상에서 활용되고 있는 AI의 다양한 사례들이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magazine/dailyai


twitter: @pentaxzs

email: pentaxzs@daum.net

brunch: https://brunch.co.kr/@monglec

매거진의 이전글 시리(Siri) 단축어는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