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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몽글c Dec 15. 2019

시리(Siri) 단축어는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까?

시리를 이용해 음성 UX디자인 해보기

#음성1.


시리야. 어머니에게 전화해줘.

시리야. 서울 날씨 어때?

시리야. 이 음악 뭐야?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시리를 호출한 후 다양한 내용들을 요청할 수 있다.

물론 음성이 필요한 때는 두 손이 자유롭지 못하거나 씨끄럽지 않은 내부환경이라는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음성을 활용하는 것은 맥락에 따라 훨씬 편리하게 사용하게 되는 경우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애플이 시리 외에 시리 단축어(Siri Shortcut)라는 기능을 애플이 1년 전 WWDC 2018에서 내놓았다.

시리 단축어는 시리와 같이 전체 문장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간단한 '단어' 하나로 내가 원하는 기능을 호출하여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 갈 때 마다 통신사 할인을 받는 경우들이 많이 존재하는데, 이 때 관련 멤버십 앱을 다시 찾는 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이 때 멤버십 관련 앱에 시리 단축어를 활용(예: 'SKT멤버십')하게 되면 빠르게 해당 바코드를 실행시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멤버십 위젯 앱 참고)

정기적으로 누군가에게 용돈으로 보내드리거나 이체를 하는 다양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매월 50만원씩 용돈을 보내는 경우, 아니면 30만원씩 학원비를 보내는 경우에도 시리 단축어를 활용(예: '영어학원비')하면 빠르게 이체 화면으로 보내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리 단축어는 아이폰OS를 iOS13으로 업데이트 한 사용자들에게는 기본탑재 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단축어를 생성하여 편리한 기능들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럼 맥락에 따라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음성UX 중에 시리 단축어는 어떻게 기획/설계해야 할까?

지금부터 직접 서비스에 시리 단축어를 고려하고 있다면 고려하면 좋을 지점 몇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초기 기획 시


꼭 필요한 기능일까? 먼저 생각해보기

 사실 음성 UX를 지금 가지고 있는 서비스에 적용할까 고민이 든다면, 정말 시리 단축어(Siri Shortcut)가 꼭 필요한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냥 음성이 최근의 트렌드이고 왠지 안하면 도퇴될 것 같은.. 그런 분위기라 서비스에 적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다시 한번 고려해보기를 바란다.

 아래 3가지 정도만 고려해보면 어떨까?

서비스 아이폰 사용자 점유율이 얼마나 되는가?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다면. 우선순위가 높지는 않을 것 같다.

서비스 중 주기적,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기능이 있는가?
일주일에 1~2번, 혹은 한달에 3~4번 반복적으로 들어가는 메뉴인데 생각보다 단계가 깊거나 복잡한 경우 고려해볼만 하다.

맥락 상 음성이 적절하게 사용될만한 서비스인가? 
지금 고려하고 있는 서비스가 음성이 적합한지 한번 고민해보면 좋을 듯 하다. 내비게이션과 같이 두 손이 자유롭지 않은 서비스 혹은, 실생활 전반에 활용될 수 있는 서비스인 경우에 고려해보면 좋을 듯 하다.



시리 단축어 유형 이해하기

  시리 단축어는 총 3가지 방식이 존재한다.

Donated Shortcut  
만약 반복적으로 들어가는 혹은 사용하던 앱/메뉴가 있다면 해당 앱/메뉴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제공(Donated)해준다. 
예를 들어 아침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하던 사람이라면 주문하던 시간 즈음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하시겠어요?' 등의 메시지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해당 주문메뉴로 진입할 수 있는 방식이다.
적합한 장소, 그리고 시점을 예측하여 제안을 해주는 방식이며 잠금화면 알림, 검색결과 등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시리 단축어 - Donated Shortcut


Suggested Shortcut
기존에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았더라도 사용자가 수동으로 서비스에서 추천되어진(Suggested) 단축어를 등록할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페이지를 지름길(shortcut)으로 갈 수 있도록 사용자에게 관련 UI를 제공해준다. 앱에서 '시리 단축어 추가하기' UI를 제공함으로써 단축어 추가를 유도할 수 있다.

시리 단축어 - Suggested Shortcut


 Relevant Shortcut
사용자가 수행하지 않았던 앱 특화된 액션이라고 할 수 있으며, 장소와 하루 중 시간과 같은 관련 정보를 포함한다. 이 단축어는 애플워치 페이스(홈화면)에 적절한 시간과 장소를 고려해 알아서 노출되는 것이 핵심이다. 직접 앱에 시리 단축어 추가를 유도하고 싶다면, Suggested Shortcut을 활용하면 된다.

시리 단축어 - Relevant Shortcut


이미지 출처https://medium.com/@abdul.i.aljebouri/relevant-shortcuts-on-siri-watch-face-b1a5ed946d19


시리 단축어를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이 3가지 방식 중 어떤 방식이 내가 지금 선택해야하는 방식인지를 이해하고 해당하는 디자인/개발가이드를 확인해보면 된다.




디자인 설계 시


초기 단축어명은 최대한 단순하게. 

 앱을 사용하다가 OS에서 시리 단축어를 추천을 해주거나 앱 내에서 시리 단축어를 직접 등록하게 되는 경우 사용자는 시리 단축어를 직접 등록해야 사용을 할 수 있다. 이 때 시리 단축어 기본 명령어를 등록해 둘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이 기본 명령어를 그대로 따라서 등록하게 된다. (물론 별도의 키워드로 등록해도 상관은 없다.)

카카오뱅크 - 시리 단축어 초기 단축어



 이 때 기본으로 등록하는 단어는 음성을 디자인하는 음성UX 기획자가 결정을 해야하는 부분인데, 이 단어는 세 글자에서 네 글자 내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세 글자가 제일 좋은 것 같다.)

 두 글자 이내의 너무짧은 단어는 해당 기능을 의미하기 어려운 경우들이 많고, 다섯글자 이상되면 외부에서 발화를 통해 명령어를 실행시킬 때 오인지 되는 경우들이 많다.


단축어 등록 지점이 제법 많다.

 단축어를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다양하다. 

 시리 단축어 설계 시 내가 단축어를 등록할 수 있는 지점을 직접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방식이 Suggested Shorcut이므로 이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단축어 등록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페이지
금융앱에서 카드실적 페이지를 음성으로 진입하게끔 하고 싶다면, 카드실적 페이지에서 시리 단축어를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서비스 어플리케이션 설정 페이지
설정페이지 내에서도 단축어를 등록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OS설정에서도 관리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찾아들어기가 쉽지 않아서, 앱별로 등록/수정/삭제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축어앱 
단축어앱에서 시리 단축어를 추가할 수 있다. 
새로운 단축어 만들기 메뉴를 통해 추가할 수 있으며, 동작추가를 통해 IFTTT처럼 내가 원하는 동선을 체크해볼 수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축어앱은 홈화면에 꺼낼 수도 있고, 아이폰 위젯으로 등록해 사용할 수도 있도록 되어있다.


진입 방법이 역시 생각보다 다양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리 단축어 앱은 다양한 방식으로 실행시킬 수 있다.

 생각보다 시리 단축어를 통해 진입할 수 있는 경로가 많아 디자인 시 이를 모두 고려할 수 있어야 하며, QA시에도 다양한 경로에 대해 해당 팀에 알려주어야 정확한 테스트가 가능하다.

 진입경로를 생각나는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아이폰/애플워치에서 시리를 호출한 후 등록한 단축어 발화 
아이폰이나 애플워치에서 시리를 호출한 경우 원하는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아이폰의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서 실행할 수도 있고 시리를 직접 음성으로 호출해서 실행할 수도 있다.
(음성으로 호출한 후 단축어를 실행하는 경우는 버그인지 오류가 나고 있긴 하다.) 

에어팟/홈팟과 같은 음성 디바이스를 통해 시리를 호출한 후 등록한 단축어 발화
에어팟/홈팟과 같은 음성 디바이스인 경우도 시리를 호출하여 단축어를 실행시킬 수 있다.
이 경우,  화면이 없는 상태에서 호출할 수 있는 경우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음성으로 답변을 줄 수 있는지 역시 고려해볼 수 있어야 한다.

단축어앱을 통해 위젯 혹은 홈화면에 바로가기를 선택하여 실행
단축어 앱을 통해 실행하는 경우도 존재하며, 이 경우 다양한 조건에 따라 제공한 단축어가 조합되어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좋다. 예를 들어, 외환이체를 하는 경우, 특정 국가의 환율을 먼저 확인 -> 외환이체 페이지로 이동 -> 이체실행 -> 특정 메신저 앱으로 이체했다는 메시지 발송, 이런 형태의 조합의 활용 역시 가능할 수 있다.



지표 확인 시

앞서 이야기했던 기획/설계 시 고려할 사항들을 체크했다면 얼마나 사용자가 사용하는지 체크하는 것만 남은 것 같다. 

얼마나 단축어 등록 버튼을 선택하는지.

실제로 얼마나 단축어 등록을 했는지.

실제로 얼마나 호출을 하고 있는지.

음성 UX의 경우 아직은 실험단계로 보여지므로 이러한 지표들을 통해 앞으로 어떤 기능들을 어떻게 고도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정기적으로 해보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론

시리 단축어에서 인공지능이 어디에 포함되어 있는지, 사실 설계를 하면서 고민이 들긴 했다.

그냥 단순한 STT를 통한 페이지 이동기능인가? 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사실 STT를 고도화하기 위해서, 그리고 Donated Shortcut, Relevant Shortcut과 같이 아마도 앞으로 음성을 고도화하기 위한 첫번째 단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인공지능이 포함된 음성 UX를 기획/설계하며 느낀 점은 인공지능은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는 점. 결국 이 완벽하지 않은 인공지능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어떤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있는지

어떤 지점에서 인공지능이 불완전한지

인공지능은 어느 지점에서 활용되고 있는지

를 알아야 하며, 이러한 제약을 이해한 디자인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아직 인공지능을 디자인 하는 것은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사람들의 노가다가 필수일 수 밖에 없다.



음성에 대한 다른 글을 보고 싶다면:

https://brunch.co.kr/magazine/voicedesign


일상에서 활용되고 있는 AI의 다양한 사례들이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magazine/daily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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