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만들어주는 나만의 서체, 금속활자 복원, 그리고 FE-폰트
#18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분야별로 재미난 사례들을 한가지 씩 정리해보려 한다.
이번 글에서는 인공지능이 새로운 폰트를 만들어내고, 예전 글씨를 학습하여 새롭게 활자본을 재구성하고 인공지능을 위한 위조가 어려운 폰트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보고자 한다.
인공지능이 만들어주는 네이버 나눔 손글씨 글꼴
네이버에서는 나눔글꼴라는 무료폰트를 이미 배포해왔고, 또 꾸준히 업데이트를 해오고 있다.
그런데 2019년 한글의 날, 109종의 나눔 손글씨 글꼴을 배포했는데 이 때의 이벤트는 인공지능의 사례를 보면서 한번 공유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 과정들은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인 Deview에서도 소개가 되었었는데, 그 과정이 생각보다 자세히 정리가 되어있었다.
관련 영상을 보면서 재미있는 내용들만 꼽아본다면 아래와 같았다.
영어는 100글자 정도면 학습이 가능
한글은 영어의 100글자 + 한글의 초성, 중성, 종성까지 계산하였을 때 11,000 글자가 필요
Pretrain, Fine tuning 프로세스 중 Pretraining이 생각보다 중요
최신 기법(알고리즘)들을 다양하게 활용
그 외 기본적으로 폰트를 학습하고 이미지(폰트)를 생성하는 알고리즘은 pix2pix를 사용하였다고 한다.
pix2pix는 기본적으로는 GAN에서 파생된 모델이라고 볼 수 있는데, 기존 GAN과 마찬가지로 이미지를 입력으로 받고 discriminator가 진짜/가짜를 판별하여 최적의 이미지(폰트)를 생성하게 된다.
기존에 복잡한 선들로 이루어진 스케치의 이미지를 컬러링하는데 많이 활용되었었는데, 최적화된 폰트를 찾는데 있어서도 적합한 알고리즘이지 않았을까 싶다.
네이버의 이러한 시도들은 단순한 선들로 이루어진 글씨에 감성을 입히고 해당 글자를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인공지능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여진다.
* 실제 해당 한글의날 이벤트를 통해 만들어진 109종의 나눔 손글씨 글꼴은 여기서 다운로드 받아볼 수 있다.
pain point: 한글 폰트(완성형)를 새롭게 만드는데 너무나 많은 데이터가 필요
solution: pix2pix 알고리즘을 통해 효과적으로 학습, 완성도 높은 글꼴 제공
세종 때 '한글 돋음체' 금속활자 복원
조선시대의 글씨는 대부분 붓글씨여서 흔히 이야기하는 궁서체(셰리프가 존재하는 명조체)로 그 당시 글자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종 때 훈민정음을 만든 후에 돋음체(셰리프가 존재하지 않는 고딕체)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는 서양의 산셰리프 보다 몇 백년 앞선 사례였다고 한다.
이미 훈민정음의 과학적인 우수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내용인지라 별다를 건 없지만, 잘 알려져 있는 월인천강지곡과 석보상절의 금속활자는 현존하는 것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기술교육대의 정재영·최강선 연구팀이 관련된 한글 금속활자를 복원하는 시도를 하였고 인공지능을 활용, 복원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연구팀은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데이터를 확보하였는데, 학습한 글자수는 월인천강지곡이 약 1만 3천자, 석보상절 2권에서 약 3만자까지 총 4~5만자 정도 였다고 한다.
실제로 인공지능을 적용하게 되는 과정에서 확보한 학습데이터들을 분할하고 글자의 획 영역만을 추출한 뒤 딥러닝을 활용하여 모든 글자 종류를 인식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병합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이후 90%이상 겹치는 글자를 동일활자로 추정하여 하나의 활자로 맞춘 후, 아래 이미지와 같이 3D스캔으로 복원하였다.
마지막으로는 위에서 보는 것과 같은 형태의 3D 기술로 복원한 한글 금속활자를 8자(‘월’ ‘인’ ‘천’ ‘강’ ‘지’ ‘곡’ ‘니’ ‘텬’)로 공개하였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활자를 복원한 좋은 사례로 언급되어지고 있다.
Pain Point: 한글 금속활자 복원을 위한 작업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져 많은 시간이 소요Solution: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글자의 획 영역을 학습, 기존 활자 복원을 가능하게 함
인공지능의 오독을 방지하는 독일의 FE-폰트
폰트는 정말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지만 이번에 이야기할 내용은 자동차 번호판에 사용되고 있는 폰트 이야기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차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고 곧 모든 도로의 자동차들이 엣지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공지능자동차로 사람보다도 훨씬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되는 요즘, 작지만 교통안전을 위한 폰트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 이 이야기는 근래 재미있게 읽었던 글자풍경이라는 책에서 언급되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자동차의 번호판은 인공지능에게 자동차의 이름, 등록증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해당 번호판을 인지하여 얼마나 안전하게 운행을 하는지, 교통 위반을 하지 않았는지, 또 언제 어느 곳을 방문했는지에 따라 범죄를 예방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의 번호판은 조금만 가리면 다른 숫자로 인식하기가 쉽고, (예: 8을 조금 가리면 3으로 인지 등) 이러한 오독은 CCTV를 통한 번호판 인식에 문제를 가져오거나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편화될 미래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자동차 번호판의 폰트를 혼란스럽지 않도록 디자인한 폰트가 등장했는데, 이 폰트는 독일의 자동차 번호판 전용폰트인 FE-폰트(FE-Schrift)이다. 이 FE-폰트는 ' fälschungserschwerende Schrift'의 약자로 직역하면 '위조방지 폰트'라고 한다.
해당 폰트는 아무나 위조할 수 없도록 각 문자와 숫자마다 제각기 독특한 특성을 가져야 하며 OCR 판독이 매우 잘 되어야 한다는 특성을 지녀야 한다. 그리고 많은 국가들이 번호판에 기존 사용하던 폰트에서 FE-폰트로 변경을 하고 있는 사례들 또한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앞으로의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하는 사례라기 보단 디자이너들이 인공지능을 위해 맞춤형 폰트를 정의하는 조금은 반대의 사례이지 않을까 싶다.
* FE-폰트는 여기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Pain Point: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편화되는 시점에 자동차 번호판이 오판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음
Solution: 위조를 하더라도 OCR을 통해 필터링할 수 있는 위조방지 폰트의 개발
글씨, 글자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사례들을 몇 가지 살펴보았다. 인공지능은 새로운 폰트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인공지능을 통해 우리가 상상만 하던 활자본을 재현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들은 인공지능을 위해 위조가 어려운 폰트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인공지능은 디자이너들을 돕고, 디자이너 역시 인공지능을 돕는 이러한 관계도 재미있는 것 같다. 이러한 사이클 속에서 인공지능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Reference
https://tv.naver.com/v/11210402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bibimseol&logNo=221346378885
https://www.youtube.com/watch?v=UwfchVJWIG4
https://m.khan.co.kr/view.html?art_id=202010072154025#c2b
http://m.yes24.com/goods/detail/69068470
https://ko.wikipedia.org/wiki/FE-%EA%B8%80%EA%BC%B4
https://www.ffonts.net/FE-Font.font.download
일상에서 활용되고 있는 AI의 다양한 사례들이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magazine/dailyai
음성 디자인에 대한 다른 글을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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