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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파리 Aug 26. 2024

걷다보면 발에 치이는게
건축가의 작품인 도시가 있다?!

스위스

100일 여행 중 70일째...


체력도 흥미도 완전히 바닥이 난 후 

이 도시에 도착을 했다.


오후 늦게 기차역에 도착해서 터덜터덜 호스텔을 찾아갔다.


운이 좋았던 건지 나빴던 건지 모르겠지만

...

기차역 반대편으로 가로질러 갔으면 직선거리로 찾아 갈 수 있던 호스텔을!

정면 출입구로 나오는 바람에 한바퀴 빙~ 돌아 찾아가게 되었다.

게다가 큰 도로를 따라 걸어야 했기 때문에 그 길은 생각보다 훨~~~씬 멀었다.


그렇게 터덜터덜 걷다가...

첫번째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려고 보니 반대편에 익숙한 디자인의 건물이 보였다.

음......리처드 마이어 설계의 건물인건가 싶었는데

돌아와 찾아보니 역시 리처드 마이어 설계의 오피스 건물이 맞았다.


그렇게 첫번째 건물을 운좋게 보고 다시 걷다보니 해질녘의 도시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오랜 여행에 지친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해줄만큼 인상적이었던...



해질녁의 광경은 즐겼지만 제대로 보지 못한 것들이 있는 것 같아서

다음 날 다시 이 길을 따라 돌고돌아 기차역을 찾아갔다.

(빠른 직선거리를 놔두고 말이다.)


마이어 설계의 오피스 건물이 다시 하얗게 도드라지면서 나타났다.



굳이 빠르고 쉬운 길을 놔두고...돌아 가면서

첫 날 못 찍었던 기차역의 모습을 찍었다.

눈이 시원~한게 도시의 분위기가 한껏 느껴졌다. 



다시 마이어 건물쪽을 지나 우회전을 하니

첫 날에 못봤던 건물이 또 하나 오른편에 이쁘게 자리잡고 있더라고...

기차역의 주차장 건물인가 그렇다던데 이것도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붉은 색의 강렬한 커튼월이 오래된 성당과 신기하게 잘 어우러졌다.

이것도 내가 알만한 건축가의 설계일까?


일단 이 날은 그 날의 일정을 소화했다.


다음 날은 정상적으로 가장 빠른 직선거리로 기차역을 향했다.

그런데

기차역 후문쪽에 또 심상치 않은 건물이 하나 있더라구?!


음......이건 또 누가 설계한 걸까?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데!

창과 발코니의 오픈된 모양을 아주 기가막히게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시켰는데

깊이감이 있어서 규모가 있는 입면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줬다.





아니 이 도시는 뭔 건물들이 전부 예사롭지가 않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다음 날 바이엘러 미술관 가는 길에 환승하려고 내렸던 정류장에서 이 건물을 보고

바로 일정을 변경하기로 했다.

하루 더 있겠다고!

아니 있어야겠다고!!!


하루는 롱샹을 다녀오고 하루는 비트라뮤지엄을 다녀오고

이틀정도는 오며가며 미술관을 돌아보려고 나름 길게 5박6일 일정을 잡았던 도시인데

...이거 갖고는 안되겠다 싶었다.





난 단지 저 원형구멍의 아래에 있는 트램정류장에서 환승을 하려던 것 뿐이었는데

이런 건물을 맞닥뜨린 것이다.


매우 규모가 있는 컨벤션센터였고 누구의 설계인지 궁금했다.

미술관을 보러 가는 길이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돌아오는 길에 내려 사진을 무지하게 많이 찍었다.



금속패널을 무슨 종이 접듯이 금을 내서 만든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혹은 얇은 금속판을 늘려서 만든 익스펜디드 메탈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하지만

실제 스케일은 상상이상이었다.



구글검색으로 시공 당시 찾아보았는데 스케일을 감안하기에 좋아서 덧붙여본다.

열려있는 두 개 모듈의 높이가 거의 사람 키에 가까우니 

멀리서 보면 얇은 알루미늄 판을 구부리고 접고 한 것처럼 보이지만 저렇게 두께가 어마어마하다는 것.



그리고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가니

빛의 방향에 따라 알루미늄의 색상도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하나의 재료로 구성된 외관이지만 하나하나 구부러진 모양과 면의 각도가 변화하면서

정말 다양한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쯤되면 누구 설계인지 찾아봐야겠지?


그동안 리처드 마이어 건물 빼고 만났던 모든 건물의 설계자.

이 MESSE BASEL 컨벤션센터 건물을 찾아보면서 알게 된 설계자는 바로

Herzog & de Meuron



정작 전시준비로 내부는 보지못했던 아래의 샤울라거 미술관만 이 설계자의 작품인 줄 알고 

찾아갔던 도시였는데

그냥 길 가는 길에 Herzog & de Meuron 설계의 건물을 마구마구 만나다니...!!!

왜 이런가 궁금해서 더 찾아보니 이 분들의 사무소가 이 도시에 있더라고

심지어 여기가 고향이고

어릴 때 놀던 동네에 사무소를 차린 거라고!

(이 사람들 이런 낭만도 있었구나...)


모르고 와서 길에서 만난 건물들이 더 선물같이 느껴져서 좋다고나 할까.

그리고 여행 중 보았던 건물들 중에 

실제로 보았을 때 가장 마음에 들던 건축가의 모르던 작품들이라니!

이 도시는 그런 즐거움이 있었다.



또한 이렇게 렌조 피아노 설계의 바이엘러 미술관도 볼 수 있고


마리오 보타 설계의 팅겔리 미술관도 볼 수 있고


각각 개성있는 모습의 3군데 쿤스트 뮤지엄도 볼 수 있고



버스타고 가까운 국경넘어 온갖 유명한 건축가들 설계의 건물이 모여있는 비트라 뮤지엄도 볼 수 있고

(진짜 이 한군데만 하루가 모자를 정도임)



또 기차타고 건너건너 시골길을 찾아찾아 롱샹교회를 직접 볼 수 있는 행운도 누릴 수 있는



이 도시의 이름은 스위스 바젤이다.


찾아도 가고 아니 굳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발에 치이는 게 건축가의 작품인 도시!!!

.

이 하나의 포스팅에 다 담을 수 없는...

여행자의 한계일 수 밖에 없는 짧은 기간이지만 하루하루가 모자르게 많은 걸 볼 수 있는

정말 볼거리가 많은 도시이다.

한참 지난 여행이지만 건물들은 그대로 있으니까 지금은 더 볼 게 많겠지!

그 많은 것둘 골라서 다녀야 하고 정보도 넘쳐흐르는 요즘이니까

내가 다녔던 지도 몇 개 올려본다.

아주 아날로그적인 정리로^^

대략의 위치만 가늠해 볼 수 있는 지도 정보!


<바젤과 롱샹교회, 비트라뮤지엄 위치>

_비트라뮤지엄은 저렇게나 가깝고 롱샹교회도 스위스의 다른 도시만큼이나 가깝다.


<바젤 도시 내 미술관 건축물 대략의 위치>

_바이엘러 미술관만 좀 떨어져 있고 대부분은 모여 있다는

_찍어만 놓고 보지 못한 곳들도 있음


<바젤역 주변에 보았던 건물들>

_위에서 처음에 언급했던 바젤역 주변의 그냥 걷다가 발에 치였던 건물들



<마지막 날 보았던 바젤 중심가의 각종 미술관들 위치>

_작은 볼만한 박물관들이 정말 많아서 마지막 날 떠나기 전에 몇 개 골라서 돌아보았었다.


그리고 이 도시는 건축의 도시답게 이런 팜플렛이 있었다.

안내센터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건축물 팜플렛!

각 구역별 지도에 건물위치가 있고 뒷 장에 건물에 대한 설계자와 간단한 설명이 있어서

이 팜플렛을 보고 골라서 다녀도 좋을 듯 하다.

구글맵에도 미리 알아본 건물들을 저장해 놓고 찾아다녔지만

아직도 이런 아날로그가 익숙하고 좋은 나는 이 방법도 즐긴다.

간혹 건축가의 작품이나 건물이 많은 도시들은 이런 자료들이 자체적으로 있더라고~

이런 자료를 현지에서 발견하는 기쁨은 덤^^


이런 팜플렛 지도를 들고 다니는 낭만도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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