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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글몽글 라이프 Jul 07. 2016

장마를 극복하는 방법

#22



나는 어렸을 적 비 오는 날을

정말 병적으로 싫어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온갖 짜증과 스트레스가

밀려왔고 운동화 안으로 빗물이 스며들어

양말이 다 젖고, 축축 늘어진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을 것만 생각하면

하루종일 이불 속에만 있고 싶었다.



특히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내리는

장마철만 오면 우울은 정점에 달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장마를 극복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예쁜 '레인부츠'를 사는 것이었다.



예쁜 레인부츠를 하나 장만해놓으니

레인부츠를 얼른 신고싶어

그토록 좋아했던 맑은 날에도

'빨리 비 좀 안오나~~ ' 생각이 들었고


아침에 일어났을때 창 밖에 비가 내리고 있으면

 '야호!' 쾌재를 부르며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게 되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에도

튼튼한 고무 레인부츠 속 내 발은

여전히 뽀송뽀송해서

마치 적의 침투를 막기 위해 튼튼한 산성을 쌓은 후 의기양양하게 적들을 내려다 보고 있는

장수의 마음과도 같았다.
묘한 쾌감이 들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근 몇 년간은

마른장마가 계속돼 레인부츠를

그렇게 많이 신지는 못했다.



요 근래 시원하게 비가 내렸던 날은

기분이 어찌나 좋던지 할 일도 없는데

밖으로 나가서 일부러 물웅덩이를 찾아

첨벙거리며 돌아다녔다.


겨울도 마찬가지다.
초가을쯤 예쁜 코트를 하나 장만해 놓으면

얼른 코트를 입고 싶어서

빨리 겨울 안오나~~ 고대하게 된다.



싫어했던 무언가를 극복하는 법.

생각보다 사소하지만 효과만점이다







by 몽글몽글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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