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또 다시 날 찾은 걸 보면 뭔가 답답한 일이 생긴 모양이지? 새벽 한 시도 넘은 시간인 걸 보면 답답한 일이 보통 답답한게 아닌 모양이지? 그래, 오늘은 어떤 얘길 해볼까?
오늘은 달이 뜨지 않았구나. 작은 것들이 드러나는 밤이지. 작다고 아무렇지 않을 순 없거든. 그러니까 잘 들어다보렴. 어디에 가시가 박혔는지. 성가신 그 가시가 어디서 묻었을까.
그랬구나. 그러고 보면 다 사람이 힘들지. 대개는 잘 해보고 싶어서 그래, 잘 해보고 싶은 만큼 원하게 되고, 대개는 불가능한 일이야. 그래서 그 사람이 너에게 어쨌다고? 아니 다시 질문할게. 그 사람은 너에게 어떤 사람이니? 뭘 잘 해보고 싶었던 걸까? 그래서 어떤 기대가 널 속상하게 했니.
그 사람이 너에게 그런 의미였구나. 그런 그가 너에게 그랬구나. 니가 기대한 만큼 해내지 못했어. 속이 상하겠다. 그래서 네가 지금 그렇게 아픈거구나. 잠에 들지 못할 만큼. 그래서 오늘 내게 왔어. 오랜만이라 반갑지만,
아무리 투정부리고 울어봐도, 험담을 늘어놓고 미워해도 소용 없을거야. 넌 그저 네 멋대로 그에게 기대한 책임을 지고 있을 뿐이니까. 그게 아프고 속상하다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투정하는 건 네 가시를 다시 묻히는 꼴이야. 그러니까, 투정은 그만두고. 할 수 있는 일을 해. 그에게 네 기대를 요구하지말고. 해결해 줄 수 없는 이들을 괴롭히지도 말고.
의도가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은 없어. 안타깝지만 그의 행동도 그에게는 최선일테지. 당당히 그의 앞에 서서, 그가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그 행동이 네게 어떻게 가시가 되었는지 얘기해보자. 그는 그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자유가 있지만, 내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할 자유는 없어. 말해. 그러지 말라고.
그러니까, 난 애초에 널 위로할 생각 따윈 없었어. 니가 그의 등 뒤에 숨어서 비겁하게 울고 짤 때에도계속 번지던 니 멍을 두고볼 순 없으니까. 그러니까 눈물 닦고, 가서 말해. 니 투정에 힘들어 할 니 친구들이 아니라 진짜로 알아야 할 사람에게.
알겠니? 이제 서른이잖아. 어른답게 행동해.
자, 알아 들었으면 이만 반성의 의자에서 꺼져!
응, 멘탈은 스스로 털 때 가장 짜릿해. 그르치, 그르치.
그래. 생각 하면 뭐하냐.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고, 새나라의 어른이는 일찍 일어납니다. 지금 도착한 새나라의 태양은 새벽 다섯시면 떠오르고, 출근 시간이 헌나라보다 한 시간이나 빠르니까 한 시간이나 더 일찍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이불은 그만 차고. 어서 잘래? 좀?
내일의 태양은 오늘의 이불킥을 후회할거야.
그러니까 좀 잘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