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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만월 Aug 16. 2018

인터넷이랑 밥 먹고 밀당하고

씨버러버

비가 오지게도 온다.


비가 오니 인터넷이 오락가락한다.

답장이 없던 잠시 동안 괜히 마음이 두근두근.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나 안절부절.


내 요즘을 말할 것 같으면, 그러니까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따로 없다.


학교 집을 오가며 다른 곳은 오 분도 걷지 않는데,

인터넷마저 없었다면 감빵이 따로 없었을 터.

최소한의 반경에서 최대의 간접경험을 하는 데는

그 무엇도 인터넷의 효율을 따라올 수 없다.

쓸만한 속도의 인터넷 덕분에

이 집순이는 어느 때 보다도 슬기롭다.


하늘 높고 나는 살찌는 천고보름비의 나라.


떠밀리고 끌려다니는 그곳으로 돌아가면

지금 이 곳의 삶이 사무치게 그리워지리라.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시간 속에 사는 것 같아서

별게 다 아쉽다.

끝이 있다는 건 뭐든 그렇지.  


응, 그건 그거고.


여기서 아무리 오래 살아도 말이야.

갑자기 인터넷 끊기면

모니터에 마주대고

아무도 듣지 않는 욕 하는 습관.

그건 못 고칠 것 같아.  

마치,

우랄 알타이어족 디엔에이에 새겨져 있었다는 듯이


이럴 때 보면 참 한국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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