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인종차별에 대한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격에 속수무책인 이 시기에 미국이란 나라에 대해 돌아본다. 한 나라의 리더가 어떤 철학과 가치관을 가지고 나라를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그 나라나 국민이 가는 방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감하는 요즘이다.
현 대통령인 트럼프는 'Great America!' 'Buy America'를 외치며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지금까지 미국 정부의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었고, 정부가 국민들을 외면하고 이민자들만 떠받들어 온 것처럼 주장했다. 그래서 못 배우고 가난하고 좋은 직장을 가지지 못한 많은 백인을 자극시켰다. 본인이 대통령이 되면 그런 사람들이 이민자에게 빼앗긴 직장을 되찾고 세계의 경찰노릇을 해오느라 낭비만 해온 국고를 되찾아 미국민만을 위한 곳간에 곡식을 가득 채울 거라고 장담했다.
트럼프가 집권한 후부터 미국 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분열과 인종차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의 과거 기록은 부에 대한 집착, 여성비하,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기, 거짓과 과장의 많은 단면을 보여준다. 이런 삶의 자세와 철학을 가진 사람이 한 나라를 이끈다는 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그가 교묘히 미국 우익의 이슈를 들고 나와 대통령 자리에 당선되었을 때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는 국민의식에 실망을 넘어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수많은 미국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He is not my President!'라고 외치며 몇 달간 항의 데모를 해댔다.
이슈를 들어가 보면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납세자 입장에서 조금은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열심히 일해 낸 세금이 엉뚱한 사람들에게 쓰이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자기 나라에서 어마한 부를 소유한 사람이라도 미국에 유학을 오거나 영주권으로 살면 미국 내에서 수입이 없단 이유로 수많은 공짜 혜택을 받는다. 이건 작은 한 예일뿐 편법을 써서 타인이 낸 세금을 착복하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수많은 정직한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
트럼프 지지자는 이런 일들이 이민자들로 인해 일어난다고 본다. 그래서 이민을 반대하고 미국인만을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솔직히 이런 세금 착복은 이민자뿐 아니라 미국 시민들도 저지른다. 그저 이민자를 비난해 가난한 미국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당한다고 과장해 몰아세움으로써 그들의 지지표를 얻고자하는 정치 전략이었다. 오히려 트럼프를 포함한 많은 부자들이 세법을 교묘히 이용해 부를 축적하기도 한다. 큰 도둑이 작은 도둑을 비난하는 격일 수도 있다.
미국은 지금 인종차별에 대한 시위가 끊이지 않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경제문제와 분열이 심해지고 있다. 거기다 이민자를 몰아내고 차별화하려는 많은 정책들이 새로이 등장하고 있다. 뉴욕에선 대로변에서 선량한 시민에게 ' 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폭언과 폭력이 빈번하다. 이런 뉴스를 접했을 때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어느 가게 앞에서 백인이 아시안에게 '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폭언을 하고 있었다. 그때 지나가던 네이티브 아메리칸(인디언) 할머니가 그 백인에게 '너네들이야 말로 우리 땅에서 떠나라.' 고 소리쳤다.
그렇다. 이 땅은 백인이 원래 주인은 아니었다. 유럽으로부터의 먼 항해로 죽어가는 백인들을 원주민들이 먹을 것과 머물 곳을 제공해 살려주었다. 그걸 배신으로 갚아 수많은 원주민들을 살해하고 그들을 불모지로 강제 추방시켜 차지한 땅이 이 아메리카 땅이 아닌가. 미국이란 인구 구성 자체가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 수많은 나라에서 온 이민자에 의해 성립된 나라임을 많은 미국인은 잊고 있는 것 같다. 돌아가라 외치는 본인도 알고 보면 이민자인 것이다.
어느 날 백인 친구가 트럼프 정책에 대한 내 의견을 조용히 물어왔다. 그래서 이렇게 답해본다. 나도 열심히 일해 정직하게 세금을 내는 한 사람이다. 나의 노력이 타인에게 돌아가는 걸 보면 속상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세금의 일부가 편법을 쓰는 사람에게 가기도 하겠지만 많은 부분이 어려운 이들에게 혜택을 주고 국민들의 생활향상에 쓰임을 믿기에 트럼프의 막무가내식의 몰아붙이기에 동의할 순 없다고.
가끔 내 노력이 다른 사람들에게 거저 돌아갈 때, 불공평하단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럴 때 난 Great란 진정한 의미와 신이 인간 개개인에게 준 능력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다.
Great의 사전적 의미는 '큰, 훌륭한, 고귀한, 마음이 넓은'이다. 신이 준 능력이나 주어진 환경은 개개인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부를 쉽게 만드는 재능을 받아 태어나고 어떤 이는 그렇지 못하게 태어난다. 어떤 이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어떤 이는 그렇지 못하다. 누군가는 이렇게 반론을 재기할지도 모른다. 그건 개개인의 노력의 문제이지 않냐고. 그러나 살아보니 노력하는 성향 또한 타고난 재능이지 않을까 싶다. 어떤 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도 있고 노력하고프나 타고난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이도 있다.
재능을 많이 받은 사람이나 좋은 여건을 타고 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과 좀 나눠 함께 잘 사는 것, 그게 진정한 Great가 아닐까. 트럼프 지지자는 이제까지 내걸 나누고 살았으니 이젠 내 것을 챙겨야겠다고 한다. 그건 이제부터 Great 한 삶을 살고 싶지 않단 의미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슬로건은 정직하게 'Small American, Petty Amerian'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넉넉하게 나눌 줄 아는 마음, 이웃이든 다른 나라든 어려울 때 넓은 마음으로 도울 줄 아는 마음, 내 것만 챙기려는 욕심을 내려놓는 마음, 이런 고귀한 정신이야 말로 세계 일위의 경제라고 자부하는 미국이란 나라가, 소위 잘 나간다는 사람들이 지녀야 할 자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