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결혼식 하객이 되다.

2025.8.2

by 류재숙 Monica Shim


오늘은 주말이라 환자가 많이 올 것 같아서 진료시간보다 일찍 진료소로 갔다. 주민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일찍 새벽부터 와서 줄을 서고 있었다. 환자들은 대부분 아픈데도 의사를 만나거나 약을 먹지 못하고 있었고 몇 년 째 병원도 못가 병을 키운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일 년에 한번 하는 일회성 진료가 큰 도움을 줄 것 같지 않지만 그들은 의사를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는 듯 했다. 무엇보다 병이 들지 않게 예방교육의 중요성이 절실했다. 시간이 나는 데로 준비해간 그림 자료로 당뇨와 고혈압 교육을 해주었다. 이번엔 준비해 오지 못했지만 다음번엔 칫솔과 치약을 준비해와 환자들이 기다리는 동안 양치질 교육도 병행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치약이 떨어지면 소금을 이용하라해도 좋을 것이다.


페루의 국토 면적은 한국의 12.8배 크기로 인구는 한국이 1650만 명이 더 많다. 넓은 땅이니 그만큼 지하자원이나 여러 자원이 풍부해 발전할 잠재력이 큰 나라인데 개발할 돈이 없어 광물이 있는 땅 채로 외국인에게 팔아 정작 풍부한 지하자원을 외국인이 개발해 돈을 버는 구조가 되어있다고 한다. 페루는 GDP가 한국에 비해 6-7배 적은 나라다. 국민의 극히 일부가 부를 쥐고 있고 나머지 국민은 가난하다. 지방도시의 인프라 구성이 제대로 안되 인구의 1/3이 수도 리마에 모여살고 도시 빈민이 많다고 했다.


자연환경이 아름다워 관광으로도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데 좋은 지도자만 만나면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이다. 발달된 문명을 가졌던 잉카문명의 마추픽추나 다른 유적지도 많아 많은 페루인은 뛰어난 잉카의 후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언젠가 그 저력이 다시 발휘되길 바래본다.


5시에 성당에서 혼인 미사가 있다해 참석했다. 가족들과 신부님 축복 하에 아름다운 결혼식이 이어졌다. 결혼식 중에 신부님께서 의료봉사를 온 우리를 소개하셨고 한국에서까지 결혼 축하객이 왔다며 신랑신부와 친지들이 기뻐했다. 신부님은 한국인들은 이렇게 남을 위해 시간과 돈을 써서 이 먼 곳까지 와서 봉사하는데 정작 페루인 중 어느 의사가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냐며 본받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셨다.


지난 날 한국이란 가난한 나라에 와 봉사하고 도와주었던 이웃나라들이 있었다. 이제 한국이 그 은혜를 갚으러 이웃나라를 찾아 집을 지어주고 병을 치료해주고 교육을 위해 나선다. 지금 우리가 하는 나눔이 비록 크진 않지만 우리를 만난 이곳 아이들이 훗날 말할 날이 올것이다. 그때 한국인이 와서 내 엄마의 발을 치료해주고 흐린 눈에 안경을 맞춰주고 집을 지어주었으니 이제 우리도 이웃나라를 도우러 나서자고.


우리의 작은 나눔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어떤 큰 열매가 맺어질지 모를 일이다. 선행은 돌고 돌아 더 큰 선을 만든다. 지구인은 그래서 아름답고 하느님은 그래서 인간을 창조하길 잘했다며 고개를 끄덕이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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