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라는 세계_김소영/사계절
어린이라는 세계.
제목이 참 근사하다. 가만히 책 제목을 되뇌이다가 소리 내어 읽어 보았다.
우리 집에 살고 있는 두 어린이와 그들을 둘러싼 세계. 맞다, 그들에겐 그들의 세계가 있었다. 어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들은 참으로 엉뚱하고 황당하고 배꼽 빠지게 웃기고 신비롭고 감동적이며 반짝반짝 빛이 나는 존재들이다.
이 책의 김소영 작가는 결혼은 했지만 아이는 없다. 하지만 아이들과 아주 맞닿아 있는 사람이다. 그의 직업은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가르쳐주는 독서교실 선생님이다.
한 장 한 장에 즐거운 추억들이 담긴 글을 읽어 나가다 보면 금세 내 주변의 어린이들이 하나씩 머리에 떠오른다. 우선 내 곁에 있는, 너무나도 개성 넘치는 두 아이. 나와 수업을 하고 있는 아이들, 우리 집 아이들의 반 친구, 친구의 아이들까지 다채롭게 생각난다.
어른들은, 특히 엄마나 아빠는 그들의 세계와 공존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 때때로 의문이 든다.
우리는 그저 이미 다 자라 버린
어린이였던 사람들로서
이미 까마득하게 멀어져 버린
어린 시절의 기억과
어쩌면 그래, 나도 어렸을 때 저랬을 거야.
라는 짧은 생각으로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척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 책은 에세이지만 자녀교육서로도 훌륭하다. 이는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봐주고 그들의 세계에 호기심이 가득한 관찰자이자 탐험가인 작가가 들려주는 어린이라는 세계에 대한 고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