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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연 Feb 18. 2022

영어책을 읽어주는 열 가지 방법(1)

<초등 6년에 끝내는 영어공부법>

'아이들에게 영어책을 읽어주세요'라고 하면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나는 영어에 자신이 없는데...'부터 시작해서 무슨 책을 읽어 주어야 하는 것인지, 책은 어디서 구해야 하는 것인지, 얼마나 읽어 줘야 하는 건지... 뭐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실 거예요. 이번에는 영어책을 읽어주는 열 가지 방법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1. 엄마의 발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중요한 이유는 영어라는 낯선 언어와 가까워지도록 돕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니 엄마가 먼저 자신감을 갖고 읽어주세요. 하지만 그림책이라고 해서 만만하게 읽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모르는 단어들이 많이 등장할 거예요.

We're Going on a Bear Hunt(곰 사냥을 떠나자) 마이클 로젠

의성어, 의태어는 사전을 찾아도 나오지 않으니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이런 당혹스러움을 방지하기 위해서 사전 준비가 좀 필요해요. 읽어 줄 책을 미리 골라 엄마가 먼저 연습을 해보면 좋습니다. CD를 활용해도 좋고 CD가 없다면 유튜브에서 책 이름으로 검색해 보세요. 웬만한 영어책들은 원어민이 읽어주는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한 페이지씩 따라 읽기 연습을 해보시거나 쭈욱 들으면서 모르는 단어의 발음만 확인한 후 아이에게 읽어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좀 틀리면 어때요? 아이가 절 평가하는 것도 아닌데요 뭘. 대충 읽어 주셔도 되고 아님 '이건 엄마도 못 읽겠다. 같이 찾아볼까?' 하면서 함께 영상을 보시면 더 좋겠죠?

https://youtu.be/0gyI6ykDwds


2. 정해진 양은 없습니다.

'하루에 몇 권을 읽어주나' 이런 질문도 많이 하세요. 정해진 양이 있을까요? 하루 딱 한 권이라도 괜찮아요. 1년이면 365권 인걸요. 작게 성취하는 걸 목표로 하세요. 높은 목표는 도달하기도 전에 힘들어 포기하게 됩니다. 어느 날은 한 권을 채 다 읽기도 전에 아이가 읽기 싫다고 하거나 딴짓하기도 할 거예요. 읽기 싫다고 하는 날엔 딱 1장만 더 읽자 하시고 탁 덮어 버리세요. 딴짓할 때는 그냥 마이 웨이로 혼자 읽으세요. 엄마의 그런 모습을 보며 아이는 제 자리를 찾아올 겁니다. 걱정 마세요


3. 쉬운 책부터 시작하세요.

한글책 읽는 수준을 고려해 그만큼의 글이 있는 책을 골랐다가는 엄마도 아이도 삼일 만에 읽기를 포기하게 될 거예요. 무조건 쉽고 만만해 보여서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어!' 내지는 '에게게' 하고 코웃음이 나오는 책부터 도전하세요. 우리는 가늘고 길게 아이 손을 잡고 가야하니 처음부터 절대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4. 그저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정말 책만 읽어주면 되나요?' 네, 처음 일 년 정도는 정말 책만 읽어도 괜찮아요. 책의 내용을 일일이 해석해 주거나 단어를 외우게 한다거나 독후 활동을 한다거나,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매일 꾸준히 읽다 보면 대부분 저절로 따라오는 것들이기 때문이에요. 우리말과 한글책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영어책 자체에 흥미를 붙이기가 어렵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알아야 재미가 있을 텐데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로 무조건 엄마가 읽어주는 내용을 들으라니 얼마나 괴롭겠어요. 이 부분은 아이에게 맞춰주세요. 아이가 뜻을 알고 싶어 하면 얘기해 주셔도 괜찮아요. 다만 독해하듯이 하지 마시고 동화책 읽어주듯 해주세요. 딱딱한 건 재미가 없으니까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말 설명 없이도 아이가 책의 내용을 가만히 듣거나 읽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저희 집 아이들은 초3이 되어서야 '엄마, 우리말로 해주세요.'라는 말을 멈추었어요. 빠르던 느리던 그 순간은 반드시 옵니다. 믿어보세요.


5. 아이가 거부할 땐 당근으로 유혹하세요.

https://blog.naver.com/say0479/221198199154

저는 명색의 영어 강사 이면서도 제 아이들의 영어는 열심히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요리사가 집에 와서 요리 안하듯 저도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면 지쳐서 저희 아이들 영어까지 가르칠 엄두가 나질 않았어요. 또 다른 이유는 아이들이 영어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뱃속에서부터 책 육아를 한 저의 아이들은 이미 한국어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상태였기 때문에 영어 소리 자체를 싫어했거든요. 저는 이럴 때 더 이상 들이밀지 않았습니다. '그래? 싫어? 그럼 하지 말자.' 하고 쿨하게 말았어요. 그렇지만 거기서 멈춘것이 아니라 한 두 달쯤 기다리다 또 한 번 들이밀어 보고 아님 접고 이걸 꽤 오랜 시간 반복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영어책 읽어주기에 도전한 게 아이들 6살 겨울방학 때였어요. '북트리' 이런 거 정말 싫어하는데 '당근'을 쥐어줘야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도화지에 나무 하나를 그려놓고 스티커 100개를 붙이면 원하는 장난감을 사줄게 약속을 했지요. 장난감에 눈이 먼 아이들은 카탈로그에서 사진을 오려서 도화지 위에 붙여두기까지 했습니다. 하루에 1권을 읽음 스티커 1개, 이렇게 보상을 약속했는데 가만히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보다 보니 재미가 있었나 봐요. 어느 날엔 두 권, 어느 날엔 세 권도 읽어 달라고 하더라고요. 이게 웬 횡재인가 싶어 신나게 읽어주었고 100일을 계획했건 북트리는 한달 반 만에 100개의 스티커가 채워져 아이들이 원하는 장난감을 사준 기억이 납니다. 이런 방법은 여전히 제가 잘 써먹는 방법이에요. 올해 초 3, 겨울 방학에도 매일 공부할 것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주고 한 달간 성실히 잘 해내면 원하는 장난감을 하나 사준다고 했죠. 매번 사용하는 것보다는 뭔가 좀 도전적인 것을 시작할 때 하기 좋은 방법입니다. 매번 하면 약빨이 떨어져서 안 먹혀요. 무슨 말씀인지 아시겠죠?


(또 글이 길어지네요...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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