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회사 LotttieFiles가 노션으로 소통하는 사례
거이 10년 만에 다시 취직했다.
대기업에 다니다가 가정을 이루기 위해 퇴사했고, 아이 2명을 낳고 프리워커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활동했다. 그러다 멋진 회사를 만나 다시 풀타임으로 일하기로 결정했다.
새 직장은 바로 애니메이션 플랫폼 회사인 LottieFiles.com이다. 이번 회사가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외국계 스타트업이자 완전한 비대면 회사라는 점이다.
대기업, 그중에서도 보수적인 건설업계 기업에 다녔는데 괜찮을까 고민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3개월 동안 충분히 경험한 후 깨달았다. 잘 구축된 시스템과 직원 간의 신뢰가 있다면 비대면 글로벌 회사도 문제없이 굴러갈 수 있다는 것을.
매끄러운 워크플로우를 가능하게 하는 여러 비결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바로 노션이라고 생각한다. 노션의 순기능을 5가지로 요약해보자.
비대면 회사가 원활히 돌아가려면 여러 가지가 필요하겠지만 커뮤니케이션, 특히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누가 옆에서 직접 보여주며 설명해주지 않더라도 나 혼자, 내 자리에서 알아서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업무에 지장이 없다. LottieFiles에서는 모든 프로젝트와 프로세스, 각종 자료를 노션으로 관리한다.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정말 신기했던 것은 누가 먼저 일을 시키지 않는다는 것. 대부분의 직장에서 시키는 대로 일한다면, LottieFiles의 직원들은 니즈를 발견하고 일을 자발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나선다. 나도 원래 일을 벌리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팀원들이 도움을 먼저 요청하지 않아도 도울 일이 있으면 손을 내밀었고 기꺼이 머리를 맞댔다.
쿼터마다 각 팀에서 Meaningful Milestones 발표하는 기회가 있다. 3개월 동안 Milestones을 정하고,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Key Deliverables를 마련한다. 이 모든 진행 과정이 다 노션에 반영되고, 어떤 팀에 속하는지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의 목표가 공개된다. 이렇게 오픈된 조직은 처음인데, 모두의 목표가 통일되는 기분이 들었다. 또 상품팀의 목표를 보니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부분이 자연스럽게 보였고, 그래서 팀장님께서 진행하는 미팅에 참여해 도움도 청하기도 했다. 이처럼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아는 것 자체가 내게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깨달았다.
회사에서 가장 먼저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피그마 커뮤니티와의 웨비나 진행이었다. 발표자는 일본, 청중은 한국에 있었으며 파트너사는 당시 캐나다에, 디자인팀과 시스템 오퍼레이팅을 맡은 커뮤니티 매니저는 말레이시아에 계셨다. 국경을 넘나드는 이 글로벌한 프로젝트도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물론 슬랙으로 커뮤니케이션했지만, 노션으로도 프로젝트 관리를 진행했다. 영문/한글 이벤트 포스터, 행사 관련 링크 등 다양한 정보들을 한 곳에 모으는 아카이빙도 노션으로 이루어졌다.
2월을 목표로 준비 중인 프로토파이랑 행사 준비 역시 전에 했던 피그마 행사를 토대로 개선점을 반영해 노션 페이지로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 곳에 모든 정보를 정리해두고 관리하는 방법은 프로젝트 준비과정에서 빛을 발한다. 다음 프로젝트의 스타팅 포인트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잘 정리하면, 잠깐 깨끗하게 잊어도 된다. 다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이전 프로젝트 항목을 열어보면 그 순간 그때의 상황이 바로 생생하게 그려질 테니.
내가 ScreenFlow를 배워야겠다고 하자 우리 Principal Product Designer Dan께서 슬랙으로 링크를 하나 툭 보내주셨다. 노션 페이지 링크였다. 해당 링크로 이동하자 ScreenFlow기본 사용법 설명이 있었다. 스크린을 녹화해서 노션 페이지로 간단하게 설명하는 페이지였다. 그뿐만 아니라 Dan이 누구나 자기만의 스튜디오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장비나 상품 등을 노션 DB로 만들어서 배포한 적도 있었다. 누가 지시했기 때문이 아니다. 말 그대로 도움이 될 것 같아 직접 만들고 배포하셨던 거다.
노션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이와 같은 ‘툴’을 만들 수 있는 ‘툴’이라는 점이다. 노션 같은 툴이 없었다면, 이렇게 쉽게 지식을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었을까. 물론 또 다른 수단이 있었겠지만 노션만큼 쉽지 않았을 것이다. 쉽지 않아 더 귀찮아졌을 것이고, 결국엔 아무것도 하지 않을 확률이 높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LottieFiles처럼 직관적이고, 시각적 요소가 중요한 회사를 소개할 때는 특히 다양한 자료(영상, 이미지, 기사 등)가 필요하다. 여러 자료를 모아 전달할 때도 노션은 최고의 도구다. 여기저기 흩어진 자료를 모을 수 있으니 업무 시간이 단축되어 모두에게 윈윈이기도 하다. 함께하는 작업을 수월하게 만드는 것이 노션의 역할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툴이 있다. 하지만 노션처럼 손쉬운 협업의 길을 마련해주고, 정보를 적극적으로 나누고 싶게 만드는 툴은 아직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