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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봄 Mar 31. 2022

학교에서 노션이 불편한 2가지 이유

노션 엠베서더 김보준 님의 글 입니다. 

✅<Maison de Notion> 은 2주에 한 번, 노션 앰버서더가 노션 활용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소개하는 기획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교사인 김보준입니다. 노션 앰버서더로서 학교 현장에서 노션을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관련 자료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선생님을 위한 노션 안내서


첫 번째,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입니다.

노션에 모두가 익숙해지면 이만한 툴이 없습니다. 더욱 쉽고 간편하게 자료를 정리하고 관리할 수 있죠. 노션을 잘 사용하면 더 이상 통합메신저창에서 ‘서버에 파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를 보지 않아도 되고, 동학년 선생님께 자료공유를 요청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노션은 진입장벽이 높아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특히, 노션에서 협업의 핵심은 데이터베이스 활용이고 데이터베이스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건 ‘속성과 필터의 활용’인데 이 부분을 익숙하게 다루려면 시간이 꽤 걸립니다. 모두가 업무효율 개선에 관심 있고 실현할 의지가 강하면, 시간이 좀 걸려도 함께 노션을 활용할만 합니다. 혹은 학교에 업무전담팀이 따로 있다면, 노션은 굉장히 유용합니다. 하지만 학교는 이미 좋은 것, 해야 할 것, 필요한 것들로 과포화입니다. 그래서 업무개선을 위해 노션을 쓰는 건, 또 다른 업무가 될 수 있습니다.

[출처] Top tools for learning 2020. 교육 분야 도구 상위 100개

저는 학교에서 동 학년 선생님과의 협업툴로 노션을 제안하지 않습니다. 구성원이 노션에 익숙해지기까지의 시간이, 업무효율을 높여주는 시간보다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수업이 우선인 학교 상황을 고려할 때,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며 밴드나 카톡을 활용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경험상, 2배 이상의 효율이 나지 않으면 학교에서 새로운 툴은 자리 잡기 어려웠습니다.


두 번째, 학교 업무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노션의 독보적인 장점은 아카이빙입니다. 자료를 한곳에 모으고, 효과적으로 분류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은 학교 업무 중 ‘자료취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학교 현실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비효율적입니다.

✅ [기존] ①각자 문서를 작성하고 ②메신저로 자료를 보낸 뒤 ③한 명이 취합

아쉽게도, 노션을 활용해도 방식은 위와 동일합니다.

✅ [노션] ①각자 문서를 작성하고 ② 노션 페이지에 올린 뒤 ③한 명이 취합

물론 ② 에서 바탕화면에 있는 자료를 드래그해 바로 첨부할 수 있고, 자료를 보낼 때 별도의 메시지를 남기지 않아도 되는 건 큰 장점입니다. 또한, 자료가 한 곳에 저장되어 있어 나중에 자료를 찾기 쉽고, 다운로드가 용이합니다. 하지만 위처럼 업무 처리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이진 못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진 못합니다.


엑셀 자료는 구글 스프레드 시트를 활용하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노션에 있는 ‘표’와 ‘데이터베이스’는 엑셀과 완전히 다른 개념이므로, 엑셀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노션에서 오프라인 문서는 바로 열 수 없고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구글 드라이브와 비교해볼 때, 구글 드라이브에서는 PPT 등의 문서를 누르면 인터넷 창에서 바로 열 수 있지만 노션에서는 다운로드 받아야 열 수 있는 점도 비효율적입니다.


노션으로 업무 대시보드(한 화면에서 다양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를 제작하고, 노션으로 문서를 만들며 노션을 중심으로 다른 툴(구글문서, PPT 등)을 함께 활용하면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학교의 대부분 문서는 한글과 엑셀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제출해야 하는 공문서 양식에 맞춰야 하다 보니 노션에 관련 내용을 잘 정리해놔도, 한글과 엑셀 양식에 맞춰 다시 편집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노션 텍스트를 한글(HWP)에 붙여넣기 했을 때


그런데도 노션을 추천하는 이유는?

위와 같은 현실을 고려할 때, 노션은 학교 현장에서 ‘협업’을 위한 도구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구성원 모두가 업무효율 개선에 관심 있거나 업무전담팀을 신설한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좋은 협업툴로서의 판단기준을 ‘쉬운 사용성과 실효성’이라고 할 때, 대부분의 학교 현장에서 노션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오히려 밴드나 카톡을 활용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션은 ‘개인 자료를 효과적으로 아카이빙하는 수단’으로서 굉장히 유용합니다. 예컨대 추천자료를 모아놓은 기존의 아카이빙 방식을 살펴보면 구글 문서나 한글에 설명과 관련 링크를 첨부해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노션은 이에 더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분류, 관리가 가능하게 해줍니다. 자료를 한곳에 모아놓고 관리하므로 ① 검색이 용이하고 ② 주제별로 자료를 분류할 수 있으며 ③여러  페이지에 같은 자료가 동시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노션은 예쁩니다� 한글문서처럼 글씨만 적었을 뿐인데, 직관적이고 유려한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온라인으로 만든 문서를 오프라인으로 인쇄할 수 있는 점도 강점입니다. 실제로 학기 초에 담임소개서를 가정에 보낼 때, 인쇄물과 같은 내용으로 된 온라인 링크를 문자로 함께 공유하니 반응이 정말 좋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학교에서 노션을 활용한 ‘협업’은 비추, ‘개인 자료 아카이빙’은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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