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러블리모니카 May 26. 2021

나는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걸까!(feat. 책 쓰기)

작년 6월부터 책을 쓰겠다고 결심하고 공포하였으니,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투고를 한 후 몇몇 출판사의 러브콜을 받았고, 마음에 들었던 한 출판사와는 마치 계약을 할 것처럼 의사소통을 여러 차례 했다가, 흐지부지되는 과정을 거쳤다. 두어 개의 출판사에서는 당장 출간 계약을 하자고 했지만 머뭇거리기도 했다. 

호기롭게 달려든 책 쓰기였는데, 계약의 목전에서 머뭇거리는 이유는 사실 마음의 문제이다. 

애초에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을 때, 나는 주제가 없었다. 막연히 '워킹맘의 고된 일상'을 글로 풀어보고 싶었다. 내 안에 가득한 '분노'를 정리된(!) 글로 쏟아내 보고 싶었던 것이고, 분량이 채워지면 책이라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겠다는 막연한 그림만 있을 뿐이었다. 

초고가 어느 정도 완성되어 출간 기획서를 제출했건만, 그럴싸한 기획서와 샘플 꼭지의 글이 재미있다는 피드백에도 내 마음에 '과연 이 글이 책으로 출간하는 것이 나에게 좋은 것인가? 파장은?'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써놓고 보니, 남편과의 갈등, 직장에서 나를 괴롭히는 사람에 대한 분노, 갈등과 과업으로만 가득 차 있는 것 같은 일상, 이것이 내 에피소드의 전부인 것 같았다. 내 이름으로 출간되는 첫 책이 카타르시스나 희망의 결말도 없이, 작가의 마음을 쏟아붓기만 한... 즉 한풀이한 것 내용만을 담아낼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독자들께 무슨 민폐인가...라는 생각. 

이미 원고도 만들어졌고, 기획서도 만들어졌는데... 책으로 묶지 못하는 상황. 계속 꼭지들은 늘어나고 있는데... 하나의 주제로 꿰어지지 않는 것 같은 상황. 이 상황이 이어지자 답답해진다. 

난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어떤 글을 쓰고 싶은 걸까? 


작가의 이전글 굴다리 위 전선 가닥이 뭐 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