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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블리모니카 Aug 08. 2024

한국이 좋아서.

- 캐나다로 다시 가야 하나!?

3개월 남짓이라고 생각한 한국에서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캐나다에서 있을 때는 뚜렷한 성과(!) 없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내키지 않았는데, 한국생활에 적응하고 지내다 보니 굳이 캐나다에 가야 하나 싶다.


캐나다에서는 큰 아이 등하교, 레크리에이션센터, 몇 개 클래스, 체육관 등에 시간 맞춰 라이드 하고, 밥/설거지/청소/빨래하며, 돌쟁이 둘째 돌보는 것으로 하루가 다 가곤 했다.  한국에서는 일하고 공부하느라 아이들의 엄마나 주부 역할로 꼬박 하루를 채워본 적이 거의 없었기에 처음엔 들었고 서서히 익숙해져서 1년을 넘기던 시점에서야 그 시간들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 오니 엄마나 주부의 역할이 오롯한 나만의 몫은 아니어도 되었다. 라이드나 살림을 외주(학원차량이나 반조리음식이나 밀키트/완제반찬 너무 좋아!)로 돌릴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탄탄했다. 게다가 아이 돌봄 시스템, 즉 어린이집은 정말 너무나 좋았다. 나고 자란 한국에서 살 때는 익숙해서 정말  몰랐다. 한국의 사회적 돌봄 시스템과 식생활편익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최고라는 사실을. 물론 파고들어 그 질(Quality)과 파생되는 문제점에 대해 논한다면 말이 길어지겠지만, 그 시스템 덕분에 캐나다에서보다 내 삶이 윤택(!)해 진 것 은 사실이다. 하하.   


방학이 되어 라이드와 간식 챙김의 역할이 많아졌어도  캐나다에 비할 바는 아니었고, 서관이나 복지관의 평생교육이나 공공체육시설의 레슨도 굉장히 만족스럽다.


의료서비스는 말해 무엇하랴, 가히 세계최고의 접근성과 실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의료서비스를 언제든 누릴 수 있다는 것은 복 중의 복이다.


무엇보다 나의 엄마아빠, 이모, 할머니와 가까이 있을 수 있는 점이 안심됐다.


그리고 언제든 도서관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테이블 위에 쌓아두고, 양반다리로 의자에 앉아 아메리카노 홀짝이며 낄낄대고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도 무한 행복이다.

 

한국이 너무 좋다.

캐나다 다시 가야 하나, 망설여진다.


캐나다에 있을 때 지인들과 종종 말하곤 했다. 캐나다와 한국이 모두 좋아 항상 있지 못한 곳을 그리워한다고. 캐나다를 경험한 이상 캐나다를 잊지 못하고, 한국을 아는 이상 한국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을.


나는 최종 선택을 어떻게 하게 될 것인가. 둘 다 너무 좋은 것을. 어찌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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