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도 삶의 질이 풍요로운 이들이 있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은 흡사 덴마크의 휘게나 스웨덴의 라곰을 닮은 듯 하다. 이들에게는 호화스럽고 값비싼 물건은 없다. 그저 아침에 내리는 커피향을 좋아하고, 소박하지만 아끼는 컵에 향을 온전히 담아 천천히 음미할 것을 무척 행복해한다. 누군가를 만날 때, 어느 날 즐겼던 커피, 그 향과 맛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그날의 행복을 나눈다.
만약 누군가가 돈이 전부인 세상에 사는 이라면, 돈 밖에 없는 그래서 돈을 앞세워 사는 이라면 아마도 이런 자리는 불편할 지도 모른다. 그가 가진 금전적 여유를 충분히 자랑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소소한 아침의 일상을 행복하게 이야기하는 이가 누리고 있는 삶의 풍요로움을 감히 뛰어넘지 못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돈이 전부인 세상, 돈 밖에 내세울 것이 없는 세상에 사는 이들. 만약 내가 이들이라면 오히려 돈 없어도 진짜 행복을 옹골차게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싶을 것 같다. 나에게는 없는, 이들의 아주 일상적인 작은 이야기들에. 더 풍요롭고 싶어서가 아니라 진짜 풍요로운 삶을 살고 싶어서 말이다.
아, 자존심 상해...!
그의 말 한 마디에 나는 그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 알게 됐다. 돈이 전부인, 돈이 중심축이 되어 오래도록 만들어진 세상이란 확신이 들었다.
행복은 에스프레소 단 하나에 담아도 충분하다. 행복이 주는 향기를 깊게 들이 마시고, 씁쓸하고도 고소한 맛을 오래도록 음미하며 아침 한 나절의 시간을 온 몸으로 만끽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