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노무브 Feb 25. 2022

스토리 입고 더 맛있어진 로컬 식재료 이야기,쿠클리

지역 농가에서는 매년 30% 가까운 농작물이 버려진다고 합니다. 흔히 못난이 상품이라고 하죠.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모양으로 성장하지 않았거나 혹은 너무 많이 생산되어서 폐기되는 건데요. 이렇게 발생하는 등급외 상품이나 과잉생산으로 인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버려지는 농작물을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더한 홈쿠킹 농식품을 선보이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지역 농가에게는 부가적인 소득을, 더 맛있는 끼니를 먹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즐겁고 쉽게 요리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는 브랜드, 쿠클리입니다.


copyright(c) 쿠클리


쿠클리는 '여행'과 '맛있게 먹는 것'을 좋아하는 부부 창업팀이라고 해요. 각자의 회사 생활로 지쳐있던 두 사람은 갭 이어를 갖기 위해 세계여행을 계획했었다고 하는데요. 2020년 초 갑자기 전세계에 퍼진 코로나 때문에 출국을 취소하고 여행을 포기하게 되었다고 해요.


아쉽지만 비행기표 환불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맛있는 요리를 해먹자" 하고 백종원 레시피를 보며 양파 카라멜라이징을 만들어봤다고 하는데요. 굉장히 맛있었지만, 양파를 썰 때마다 흐르는 눈물에 오랜 시간 팬 앞에 서서 양파를 뒤적거려야 하는 수고로움이 귀찮아서 "사먹을 수는 없나" 하고 쿠팡과 네이버스토어를 찾아봤는데 팔고 있는 곳이 없다는 걸 발견했다고 해요.


당시 검색량은 높았는데 팔고 있는 곳이 없었고 코로나가 이렇게 장기화될 줄도 몰랐던 부부는 "여행 가기 전에 만들어서 팔아볼까?" 해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copyright(c) 쿠클리


전창호 쿠클리 대표의 아버지께서는 양파, 마늘, 쌀, 무 등을 농사 지으셨다고 해요. 전 대표가 자라던 어린 시절 집에서는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B급이어도,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적절한 생김새가 아닌 조금 이상한 모양의 농작물이여도 맛있게 잘 먹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고 해요.


지인이나 친구들에게 "우리 아버지가 농사 지으신 건데 먹어 볼래?" 하고 주면 다들 좋아했고 ‘진짜 시골에서 온 것 같다’며 거부감 없이 맛있게 잘 먹었다고 해요. 실제로 우리가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양파는 다 시골에서 수확되어 이동해 온 것인데, 같은 양파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것들은 상품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버려지고 어떤 것들은 ‘아버지가 농사 지었다’는 스토리로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보고, '스토리'라는 소통으로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며 다가갈 수 있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다고 해요.


copyright(c) 쿠클리



외면받고 버려지는 로컬 식재료를 업사이클링하여

새로운 가치를 덧댄 홈쿠킹 재료로


쿠클리는 의성 지역에 가서 자원 조사를 시작했고 농가에서 버려지는 양파를 수급해 열심히 썰고 볶아 '양파 카라멜라이징' 제품을 완성해갔다고 해요. 풍미가 정점에 이르는 불의 세기와 카라멜라이즈드 한 양파의 얇기와 농도를 맞추기 위해 수 개월 동안 몇 트럭에 달하는 양파를 볶았다고 하는데요. 전문가의 의견을 얻기 위한 시식회를 통해 꼼꼼히 맛을 검증하고 분석하면서, 기획이 전면 수정되기도 하고 실패도 여러차례 거친 끝에 가장 맛있는 양파의 변화 타이밍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copyright(c) 쿠클리


쿠클리는 양파 농가에서 버려지던 양파 이외에도 마늘 농가에서 외면받던 마늘종을 홈쿠킹 식재료로 개발하기도 했는데요. 마늘의 꽃인 '마늘쫑'은 대부분이 버려진다고 해요. 마늘쫑이 자랄 때 제거하지 않고 두면 마늘에 갈 영양분이 분산되기 때문에 봄철 마늘 농가에서는 마늘쫑을 뽑아 버리는 과정이 선행된다고 하는데요. 사실 수요가 없어 버려지는 이 마늘쫑들은 마늘 만큼이나 영양이 풍부한 식재료라고 해요.


copyright(c) 쿠클리


양파 수급을 위해 의성 지역에 오가던 쿠클리는 의성 지역이 마늘의 최대 생산지임에도 불구하고 마늘 수확 전 대부분의 마늘쫑이 버려진다는 사실을 접했고 외면받는 마늘쫑을 활용하기 위해 이탈리안 바질 페스토에서 착안한 마늘쫑 페스토를 만들어보기로 했다고 해요.


페스토의 원재료로 익숙한 시금치나 바질과 달리, 마늘쫑으로 맛을 내는 게 어려워 1년여 기간의 연구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모든 재료를 직접 로컬에서 구하고 합성 첨가물이나 착향료 등은 일체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맛을 연구하고 개발했다고 합니다.





스토리로 연결하는

로컬 푸드와 더 나은 맛의 세계


쿠클리는 ‘농사’와 '농산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을 전환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해요. 상품성을 높게 평가받든 그렇지 못하든, 생김새는 달라도 개별 식재료 본연의 성분은 다르지 않은데 '가격이 저렴하니 못난이 농산물 드세요'라고 하면 설득이 어려웠던 경험들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농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농산물'이 성장하고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들에 스토리를 더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copyright(c) 쿠클리


쿠클리는 사람들의 보편적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스토리텔링이라고 믿고 있다고 해요. 생김새가 어떻든 차별하지 않고 정성들여 만든 업사이클링 홈쿠킹 농식품을 통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고, 이렇게 얻은 소비자의 신뢰는 다시 지역 농가의 농부와 지역사회에 동력이 되고, 농부는 그 기대를 가지고 또 다시 농사를 이어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로컬에 있는 농가의 스토리를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지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지역의 농산물과 그에 얽힌 스토리를 잘 풀어내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해요.



쿠클리가 생각하는 로컬은 노다지, 발견되지 않은 금광이에요. 지역에 있는 것은 진실된 스토리이고 어떻게 스토리를 만드느냐에 따라 임팩트는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농사는 노력하지 않으면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요. 한 번이라도 더 사람들에게 이런 스토리를 통해 양파에 대한 신뢰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요. 그러면 지역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믿거든요. 그래서 스토리를 더하는 데 목표가 있어요.

전창호 쿠클리 대표 | 호호히노트와의 인터뷰 중에서



copyright(c) 쿠클리


쿠클리라는 농식품 브랜드를 런칭한 회사의 이름은 마스플래닛이라고 합니다. MAS가 그리스어로 ‘더 나은’ 이란 뜻이고, 더 나은 플래닛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담아 지었다고 하는데요. 또 다른 뜻으로는 ‘MAS=맛’ 이어서 맛있는 플래닛을 만들고 싶다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가치를 외면받는 농산물로 새로운 맛의 경험을 만들어내고, 요리하는 사람의 번거로움을 줄여 '먹는 낙'을 추구하고자 한다는 마스플래닛이 계속해서 선보일 로컬 홈쿠킹의 새로운 경험과 체험이 기다려집니다.



커버 이미지

출처 : copyright(c) 쿠클리



매거진의 이전글 로컬 식재료의 달콤한 변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