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화이팅입니다 35화
살다 보니 나이 들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같은 나이 또래와 비교하면 내가 더 형처럼 보였고, 고등학생 시절에는 성인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목소리와 얼굴이 매치되지 않는다는 말도 들으며, 어린 시절의 나는 노안이 서글펐다.
친구들은 장난스럽게 “형”이라 부르기도 했고, 누군가는 “나중에 나이 들면 오히려 젊어 보일 거야”라며 위로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하지만 그 믿음 하나로 학창시절을 버텨왔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어릴 때 흔히 듣던 말이 있다.
“어릴 때 찐 살은 키로 간다.” (사실은 살로 간다.)
“노안이면 나이 들면 젊어 보인다.” (그 나이로 보이고 싶었던 거지, 나이 들어 보이고 싶진 않았다.)
“공부가 가장 쉬운 일이다.” (사회에 나와 보니 정말 그렇더라.)
선의의 거짓말이었을지 모르지만, 내게는 ‘노안’이 그런 말 중 하나였다.
특히 대학 시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의 일은 아직도 선명하다. 신입생임에도 불구하고 과대표나 선배들이 나를 복학생으로 착각했다. 결국 민증을 보여주며 해명해야 했고, 대학교 첫 시작은 ‘복학생’이라는 꼬리표와 함께였다. 그때의 당황스러움과 씁쓸함은 오래 남았다.
그래서 노안은 오랫동안 내게 상처이자 흑역사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노안 덕분에 더 어른스럽게 행동하려고 노력했고, 일찍 사회 경험을 쌓을 수 있었으며, 불필요한 위험한 무리들과도 자연스레 거리를 두게 됐다. 성인이 된 후에는 오히려 “노안”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자기 관리에 힘썼다. 요즘 말로 ‘그루밍족’이란 단어가 나오기 전부터 꾸준히 나를 가꾸었던 것이다.
그 노력의 결과일까. 이제는 또래보다 조금 더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듣는다. 세월이 흐르며 친구들에게서 보이는 흔적을 바라볼 때마다, 과거의 노안 콤플렉스 덕분에 더 열심히 관리했던 내 자신이 고맙다.
결국 ‘노안이면 나이 들면 젊어 보인다’는 말은 거짓에 가깝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반항심이 생겨 더 노력했고, 그 노력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만약 그때 포기했다면, 아마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단점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것을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조금씩 바꾸려는 노력이 쌓이면 언젠가 분명히 보답을 받는다. 노안이었던 내가 그렇듯, 단점은 오히려 성장의 자극이 되어 장점이 될 수 있다.
지금 혹시 자신만의 콤플렉스로 힘들어하고 있다면, 언젠가 그것이 당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 거라 믿는다.
모두의 단점조차 장점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응원한다.
\언제나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