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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차 되었으면 자리 잡았겠어요!

사업물정 모르는 소리

by 몽뜨


창업 후 3년 차쯤이었을 거다.


법인보험 영업도 하는 아는 보험설계사 분과 차를 마실일이 있었다. 나눴던 많은 이야기 중 딱 기억나는 것. "이제 3년 차면 브랜드가 안정기에 접어들었겠어요."


"네에????????????"


잠시 그 말도 안 되는(최소한 내게는 그랬다) 말에 며칠이지만 고민하기도 했었다. 남들은 브랜드시작해서 2~3년이 지나면 다들 자리를 잡는 거구나... 내가 많이 모자란 거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말이 말도 안 되는 소리임을.. 사업물정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임을 알게 되었다. 물론 브랜드 론칭하고 2~3년 만에 세상이 알아주는 브랜드가 된 사례도 있긴 하다. 그 확률이 두 자릿수는 될지 모르겠다.

정말 자본력이 짱짱해서 사업초기에 광고홍보비를 때려 붓거나, 하늘이 내려준 정도의 운이 따라주거나, 남들은 모르는 긴 시간의 경험과 고통이 있었거나... 그러지 않고서야 2~3년 만에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할 만큼의 브랜드를 만드는 건 힘든 일이 아닐까?


난 최소한 그렇게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그래야 스스로에게 위로가 된다. ㅠㅠㅠ 난 브랜드를 만든 지 만 5년이 지났고, 우리 브랜드는 아직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99%가 넘으며, 안정기 같은 소리는 갖다 댈 수도 없는 흔들흔들한 상태이니까.


그래도 난 창업을 후회하지 않는다.

가끔 힘들어하는 동료 소상공인들에게 이야기한다. 내가 월급쟁이로 24년을 살았는데, 아마 지금도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면 아마 절벽인 줄 알면서도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었을 거다. 그러다가 금방 낭떠러지를 만날 테고.


지금은 최소한 낭떠러지 벼랑 끝으로 가는 느낌은 아니다. 내겐 정년이란 게 없어졌고, 앞길이 창창하다. 나이가 50이 넘었는데, 앞길이 구만리다. 얼마나 희망적인가. 더구나 나는 내가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가 만든 제품을, 내가 정말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심지어는 돈을 벌며 살고 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혹시라도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결심에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 길이 맞나 싶어 고민하는 2~3년 차 후배(?) 창업자분들께는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우리는 벼랑 끝이 아닌 희망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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