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아 몰라~~~
오늘보단 내일이 중요한 삶을 살았었다.
남편이 아프기 전까지는....
2000년 12월에 결혼해서, 봉천동에서 5,000만 원짜리 상가 2층 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몇몇 친구들은 서울에 아파트를 사서 시작한 친구도 있었다.(그때는 지금처럼 아파트값이 무시무시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결혼생활 2년 만에 대림동에 작은 아파트를 대출 내어 샀고, 불과 얼마 전까지 내 인생에 빚이 없는 적이 없었으니, 늘 빚을 갚는 것을 목표로 살았다. 첫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아이용 요구르트를 고를때마다 "이오"와 "서울요구르트"사이에서 항상 고민했다. 두 배가 넘는 가격 때문에... 절약이 미덕이었고, 저축은 행복이었다.
"내일을 위해서"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웬만하면 오늘의 행복은 양보했다.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그렇게 사는 것이 행복했고 당연했다.
맞벌이를 했으니, 형편이 늘 빠듯한 건 아니었다. 당장은 경제적으로 궁핍함을 느낄 필요는 없는 상태. 가끔은 하고 싶은 것 하고, 사고 싶은 것 사고, 여행도 가고 할 수 있었다. 근데, 참 많은 걸 포기하고 살았다. 빚을 갚기 위해. 좀 더 나은 집에서 살기 위해.
그러다 남편 37살에 다리골절수술을 하게 되었다. 철심을 여러 개 박는 꽤 큰 수술을 했고, 그 이후 갑작스레 화폐상 습진이란 듣도 보도 못했던 병이 찾아왔다. 그 후 12년을 꼬박 남편과 우리 가족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은 삶.
고통의 시간을 겪고나서 우리 부부는 참 많이 성장했다. 달라졌다. "내일"보다는 "오늘"에 집중하는 삶. 참 다행히도 둘의 생각은 같은 방향으로 바뀌었다. 내일에 투자하지 말고 오늘을 즐기자. 내일은 아 몰라~~ 오늘이 중요해!!!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사냐고?
먹고 싶은 것 실컷 먹고, 사고 싶은 건 살 수 있으면 사고, 가고 싶은 곳도 기회만 되면 간다. 돈은 어디서 나냐고? 미래를 위해 저축할 돈을 지금의 우리의 행복에 모두 쓰고 있다.
내일보다 "오늘"이 내겐 중요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