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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몬테크리스토르 Dec 20. 2022

찐 나 때문에 죄 없는 너를 찐다.

- 냄비에 밀어 빠뜨린 계란에게 바치는 속죄의 글



우리의 뜨겁던 시간이 날 성숙하게 해요.

당신이 날 까먹는다 해도 원망 안 해요.

그건 우리 만나던 순간부터 예정된 운명인 걸요.


- <계란을 벗겨 허기에 덧입히며 >



찐 나 때문에 죄없는 너를 찐다.

봄맞이 가족간의 다이어트 내기가 

널 물에 밀어 빠뜨린 단초가 되었다.



1인당 5만원씩 걸고  1등이 15만원을 타 가는 빅게임이니, 

널 펄펄 끓는 물 속으로 밀어 넣는 내 심정은 

그저 앞 뒤 가릴 것 없는 독한 맘 뿐이었다.


찐 건 네가 아니지만,

난 널 찐다.

널 쪄서 찐 날 뺄 수 있다면 

난 매일이라도 널 찔 수 있다.



찌고 벗기고 씹으며

찐 날 덜고 뺄 수 있다면,

난 언제까지나

널 찌고 벗기고 씹을 수 있다.



호로록 벗겨지는 네 껍질의 감촉이

언젠가 호로록 빠질

내 뱃살의 미래와 맞닿은 듯

날 흥분시키누나.



하나도 안 찐 날계란을

완전 살 찐 날 위해

물에 빠뜨려 찐다.



원망 마라.

이것이 우리의 운명이다.



#머래는거야

#계란까먹으며거창하게도

#비장미넘치는끄적질 



#아배고파�



#끄적이는하루

#몬테크리스토르



#계란은살안쪄요

#냄비에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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