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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문화X역사

한 해를 보내며 부르는 노래

둠벙에 빠진 날 7탄 & 밴드 슈퍼스타

by 월간옥이네


한 해를 보내는 지난 2017년 12월 23일, 지역문화창작공간 둠벙에서 둠벙에 빠진 날 7탄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 하는 사람만 11명, 드럼부터 베이스, 기타, 키보드까지 악기로 가득 찬 무대, 관객 30여명으로 발 디딜 틈 없던 저녁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표정을 짓고 노래를 부른다. 바쁘고 설레는 연말, 각자 다른 경험을 가진 채 한해를 돌아보고 신년을 맞이한다.


이날 공연한 직장인밴드 슈퍼스타는 매년 정기공연을 열어왔다. 1회 때는 크고 넓은 관성회관에서, 2, 3회 때는 식당에서, 4회 때는 음악카페 이메진에서 정기공연을 열었다. 밴드를 결성한 지 5년째인 올해는 둠벙에 악기를 세팅하고 사람들을 초대했다. 힘찬 음악과 따스한 불빛, 맛있는 음식에 연말 분위기가 물씬 흐른다.


밴드 슈퍼스타가 매번 다른 곳에서 정기공연을 연 데는 이유가 있다.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30분에 모여 꾸준히 연습을 해도 정작 오를 수 있는 무대가 마땅치 않은 것. 옥천에 있는 여러 행사 무대가 아닌, 오직 음악을 나누기 위한 무대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았다. 관성회관은 너무 커서 꽉 차는 느낌이 들지 않고, 식당은 너무 작았다. 음악카페 이메진은 빌리는 대관료가 들어가는데다 분위기가 잘 어우러지지 않았다. 그렇게 올해는 둠벙을 찾았다. 밴드 슈퍼스타의 연말 공연은 노래 ‘슈퍼스타’로 문을 연다.


슈퍼스타를 부른 기타 김원택씨는 공연에 앞서 지난 소감을 말한다. “전에도 둠벙에서 한 번 공연을 했었는데요, 여기는 정말 음악을 들으려고 하는 분들이 오시는 것 같아서 좋아요. 다음에도 또 불러주세요!”

관객은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웃으며 박수를 치기도 한다. 부르는 노래마다 들뜬 연말을 춤추게 하는 신나는 곡이다. 슈퍼스타 밴드가 ‘먼지가 되어’, ‘서울의 달’ 등을 연주한 뒤에는 연습실을 함께 쓴다는 기타여행 동아리의 공연이 이어진다.


“저희 동아리는 생긴지 3년 정도 됐구요, 평생학습원 기타강습으로 만나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만들었어요. 오늘 공연한 멤버는 김원택, 정남순, 심인숙, 이미숙, 곽창연 5명이에요.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 하는 건 처음인데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고 친근해서 좋아요.”(정남순씨)


통통 튀는 기타 연주와 감미로운 노랫소리에 조용히 빠져들던 차, 다시 슈퍼스타의 신나는 노래가 이어진다. ‘널 사랑하겠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을 연주한 뒤 이어지는 앵콜. 슈퍼스타 앵콜 곡 ‘환희’를 사람들은 함께 따라 부른다.


“이제 그대 기쁨을 말해주오

이제 그대 슬픔을 말해주오

우리 서로아픔을 같이하면 행복할 수 있어요 ”


한해를 보내며 부르는 노래가 어쩐지 더 신이 난다. 매일 하루를 사느라 고되었던 1년, 또 매일 하루를 살며 가끔 행복하기도 했던 사람들은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연말에 모여 노래를 부른다. 즐거운 목소리는 한데 뭉쳐져 또 새로운 소리를 만든다.


글 사진 김예림 기자



노래리스트

김원택 1. 슈퍼스타

정경조 2. 먼지가 되어

3. 광화문 연가

김상훈 4. 서울의 달

5. 사랑일 뿐야

기타여행동아리

1. 빗속을 둘이서

2. 하얀나비

3. 어디서 무엇이 되어

정경조 1. 널 사랑하겠어

2.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김상훈 3. 흐린 기억속의 그대

4. 예술이야

앵콜곡 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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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슈퍼스타와 기타여행 동아리 단체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오중근(49), 김영재(43), 김원택(46), 정경조(35), 김상훈, 곽창연(46), 최희영(41), 심인숙(59), 이미숙(55), 정남순(61), 황명하(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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