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제철밥상

부추가 몰고 온 4월

오징어 부추전

by 월간옥이네
오징어 부추전

요리 과정을 지켜보는 건 늘 놀라움의 연속이다. 흩어져 있던 것이 모여 새롭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오징어 부추전은 가볍고 고소하다. 부추를 송송 썰고, 채소는 먹기 좋게 채 썬다. 오징어는 키친타올로 껍질을 벗긴 뒤 작게 썰어 밀가루를 묻혀놓는다. 그래야 전을 부쳐도 덜렁 떨어져 나오지 않는다. 밀가루를 붓고 부추 물을 부어 완성된 반죽을 프라이팬 위에 올린다. 달궈진 프라이팬 위 반죽이 지글지글 익어간다.


땅에서 작물이 자라는 과정 역시 놀라움의 연속이다. 작고 연약했던 새싹은 몰라보게 자라난다. 농부는 씨앗을 뿌린 뒤 얼어 죽지 않도록 정성껏 돌보고, 새싹을 틔우면 성장에 방해되는 잡초나 병충해를 제거한다. 땅 가까운 곳에서 자라는 부추를 허리 숙여 돌본다. 너무 덥지 않은가, 춥지 않은가 살펴보고 들여다보면 어느새 부추는 싱그러운 잎사귀를 내민다.


먹는다는 건 또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아무리 먹기 싫은 채소였다지만, 정성스레 차려진 밥상을 먹고 자란 아이는 언젠가 다시 그 밥상을 생각한다. ‘농부가 농사지은 쌀 한 톨도 남기지 말라’던 잔소리도 다시 들리고, ‘이거 다 먹어야 간식 준다’던 야속한 주말도 떠오른다. 끊임없이 나아가고 혼자되는 일이 삶이라고는 해도, 봄 향기 그득한 밥상 앞에 앉은 오후가 그리운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겨우내 땅 속에 잠들어 있다 싹을 틔운 ‘첫물부추’는 사위도 안 준다는 옛말을 가졌다. 그만큼 비타민이 많아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혈액순환에 좋아 묵은 피를 내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겨울을 이겨내고 나왔다 하니 더 많은 에너지를 품고 있는 듯하다. 겨울을 이겨낸 부추는 송송 지글지글 요리돼 밥상에 오른다. 모든 놀라움이 모여 밥상을 만든다. 그런 밥상 앞에 앉은 날이면 어렵고 외로운 세상도 조금 더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부추기지 않아도 맛있어"

오징어 부추전

재료 : 감자 2개, 오징어 1마리, 부추 100g, 달걀 1개, 양파 1/2개,

홍고추 1개, 물 1/2C, 밀가루 1/3C, 소금 약간, 식용유

초간장 : 간장 2T, 식초 2T, 설탕 1/2T, 물 1T








만드는 방법

1.JPG 1. 감자는 얇게 썰어 곱게 채 썬 다음 물에 담가 전분을 뺀 후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다.
2.JPG 2. 부추는 깨끗이 다듬어 씻은 후 반으로 나눠 반은 물 반 컵을 넣고 곱게 갈아 준비하고 남은 부추는 송송 썬다.
3.JPG 3. 오징어는 껍질을 벗긴 후 다진다.
4.JPG 4. 양파는 곱게 다지고 홍고추는 얇게 송송 썰어 물에 씻은 후 물기를 제거한다.
IMG_4326.JPG 5. 간 부추, 다진 부추, 감자채, 양파, 오징어, 소금에 밀가루를 섞어 반죽한다.
6.JPG 6.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반죽을 한 수저씩 떠 넣고 홍고추를 올려 앞뒤로 노릇하게 부친다.
7.JPG 7. 분량대로 초간장을 만들어 곁들여 낸다.


농민 이야기

솔부추를 키우는 마음


안남면 연주리 중촌에 사는 김애자(61) 씨는 5년 전 시누이를 통해 솔부추 종자를 얻었다. 평소 토종 종자에 관심이 많은 김애자 씨를 떠올리고 강원도에 아는 사람을 통해 솔부추 모종을 가져다준 것. 김애자 씨는 모종을 키운 뒤 옮겨 심으면서 2년간 밭을 넓혔다.

IMG_3879.JPG 솔부추 밭에 앉아있는 김애자 씨

“처음 솔부추 뿌리를 심었는데, 물이 많으면 빨리 죽고, 물이 너무 없어도 타서 죽더라고요. 길가 쪽에 심어 놓으니까 산에서 내려오는 물 때문에 다 죽길래 안쪽으로 옮겨 심었어요. 처음에 몇 개 없던 솔부추가 이만큼 늘어난 거예요.”


땅속에서 월동하는 부추는 2월 중순부터 새싹이 올라오고, 4월 중순이면 수확이 가능해진다. 11월까지 수확할 수 있지만, ‘첫물부추’라고 하는 4월 부추는 특히 많은 사람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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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900평을 비롯해 보리, 고추, 참깨, 파, 마늘 등을 짓는 김애자 씨는 옥천읍으로 직장생활을 다니면서도 농사를 놓지 않았다. 먹을 건 직접 기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농사에 대한 관심도 컸다.


“먹고 사는 게 바빠 많이는 못 짓지만, 사 먹는 건 믿을 수가 없잖아요. 애들 결혼하면 챙겨줄 것도 있어야 하고요. 토종 종자에 관심이 많아서 시어머니 때부터 기르던 마늘도 아직 심고 있어요.”


수확한 벼는 옥천군 친환경학교급식, 옥천살림 직매장으로 납품하고, 솔부추, 쪽파, 대파 역시 옥천살림 꾸러미 또는 직매장으로 납품한다. 부추가 한창 자라기 시작하는 3월 말에서 4월 초에는 비닐을 걷어주고 계속 풀을 뽑아야 한다. 분수처럼 나오는 점적호스로 물양을 조절해준다. 아침·저녁으로 문안 드리듯 키워낸 부추는 그만큼 알차게 자라난다.


“솔부추가 솔잎처럼 생겼다고 솔부추거든요. 꺾어보면 솔잎처럼 미끄덩한 진이 나오죠. 매콤한 맛이 강해서 과일과 같이 갈아먹으면 덜 매콤하고 맛있어요.”




제철밥상 요리는 세종대학교 조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향토음식연구회 전 대표를 맡았던 김상희(옥천읍 삼양리, 52) 씨가 진행했다. 김상희 씨에게 자문을 구해 음식의 조리 방법과 재료 영양성분 이야기를 썼다.
외식업중앙회 옥천군지부에서 제공한 향토음식교육관(옥천읍 양수리)에서 제철밥상 요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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