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월간옥이네> 2호 여는글

by 월간옥이네



전국 면단위 최초의 작은도서관, 안남 배바우 작은도서관이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옥천 주민자치의 상징으로 불릴 만큼 설립 과정과 운영에 있어서 안남면 주민들의 높은 자치 역량을 보여준 세월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인구 1천여 명밖에 안되는 옥천에서 가장 작은 면지역 아이들의 큰 보금자리로 자리를 잡은 것이 가장 큰 성과겠지요.

처음부터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학생 수는 줄고 작은 동네에서 무슨 도서관이냐는 의견과 그렇기 때문에 희망을 만들려면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립했습니다. ‘곧 문 닫을 거다’라는 냉소에도 주민들은 현실보다는 당위를 따랐습니다. 만만치 않은 일이었지만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을 보태준 도서관은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그것도 아주 잘, 지나왔습니다. 7월 22일 열린 개관 10주년 기념식에서 만난 주민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스스로를 도서관의 주인이라 여겼습니다. 주인의식을 갖는 안남면 주민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안남 배바우 작은도서관 10년을 반추하며 감히 <월간옥이네>의 미래를 생각해 봅니다. 기반으로 삼고 있는 옥천의 인구는 줄고, 인쇄매체는 쇠락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지역에서 잡지만으로 생존이 어려워 ‘곧 문 닫을 거다’라는 냉소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이 희망을 만들려면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여러 작은 시도 중 하나가 잡지를 만드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월간옥이네>는 ‘오늘의 이곳을 기록하는’ 지면을 넘어 지역사회에 ‘균열과 이상’을 만드는 실천도 함께 해나갈 계획입니다. 쉽지 않을지언정 현실보다는 당위를 택하겠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이상을 좇아 성취를 이뤄낸 안남 배바우 작은도서관처럼 10년 후 지역사회의 열매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른 지역에 취재를 가면 인구 5만여 명의 군 단위 지역에서 월간지가 나오는 것을 신기해하고 부러운 시선을 보내주시곤 합니다. 만드는 사람보다는 잡지가 나올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온 옥천 주민들이 받아야 할 칭찬입니다. 여전히 갈 길이 멀고, 앞이 잘 보이지 않기도 하지만 조심스레 두 번째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2017년 7월 마지막 날

편집장 장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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