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다 보면 가장 듣게 되는 질문. 그리고 계속 되묻게 되는 질문
처음 미국에 왔을 땐. 한국에 돌아가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과 미국에서 어느 정도 더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그리고 아직 학위과정이 많이 남았기에, 그리 크게 고민하지도 않았다. 졸업을 할 정도 시점에선 한국사람들을 만나건 미국 사람들을 만나건 한국으로 돌아가는 건지 미국에 남는 건지에 대한 질문을 수십 번도 더 받은 거 같다. 지난여름. 남편이 졸업을 하고 감사하게도 직장을 잡게 되어 미국에 남게 되었다. 그리고 곧 그린카드 프로세스에 들어가게 되면, 미국에 더 머물게 될 거 같다.
지난겨울. 비자도 바꿔야 하고 가족들 얼굴도 볼 겸, 한국에 잠깐 방문하였다. 나에게 익숙한 환경. 재미났다. 잠깐의 방문이었기에 재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들이었을 수도 있지만. 공항에서 내려 친정으로 가는 길에서 차창밖으로 만나는 한국은 그냥 내가 아는 그 한국이었다. 따로 적응할 시간도 없이 그냥 익숙한 그 광경. 역시 난 한국 사람인 게다. 미국 내에서 이사 후 낯선 곳에서의 4개월 정도의 적응기간을 지내다가 방문한 한국이라서 더 반갑고 익숙했을지도 모른다. 큰어머님한테 들었던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고, 미국은 재미없는 천국"이 자꾸 더 귀에 맴돌았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한국에는 이렇게 잠깐 휴가차 방문하는 게 더 재미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 지금. 나는 잘 모르겠다. 미국에 살고 싶지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은 애매한 입장이 되어버린 듯하다. 어쩌면 불안정한 나의 위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직 학위를 마치치 못한 채 다른 주로 이사를 와서 더 애매하게 되어버린 지금. 나는 아직 나의 미래를 잘 모르겠다. 다만 지금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나갈 뿐. 학위를 따고 나면 좀 더 안정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으려나? 직장을 잡게 되고? 아직도 나에겐 너무 많은 물음표가 있지만, 당분간은 미국에 있을 듯하니, 지금 주어진 이 기간 동안은 미국 생활을 좀 더 감사히 받아들이며 즐길 수 있어야 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