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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기록 Oct 11. 2019

가을의 끝자락, 금요일 아침

이번 주 한 주도 수고 많았어! 오늘은 딸이 제일 좋아하는 금요일:)

오늘 아침은 온 가족이 집 근처 베이글 집에서 짧은 아침식사를 하고 함께 학교로 이동했다. 가다가 남편은 내려주고, 오늘은 딸아이를 처음으로 차로 등교시켜주는 날. 매일 스쿨버스를 타고 가다가, 오늘은 학교 행사가 오전에 있어서 함께 길을 나섰다. 

 

"Family Coffee/Tea & Workshop with the Principal" 

처음엔 당연히 안 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학교 행사에 보이지 않는 벽이 나에게 존재하는 것은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 차이도 한 몫한다. 그렇지만, 이번 행사에는 킨더가든에서 어떤 걸 배우는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 지를 알려준다는 메일이 와서 조금 용기를 내어 참여해보았다. 게다가 요즘엔, 미국에서 경험할 수 있는 건 되도록 많이 경험해보자라고 결심했던 나 아닌가? 영어는 문제 될 거 없다는 생각이다. 일단 가보자.


나는 딸아이의 학교가 너무 좋다. 규모가 정말 작다. 킨더도 두 반이고, 4학년까지 학생들을 다해도 그 수가 많지 않다.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친절함과 따뜻함이 처음 킨더를 보내는 나에게 너무 좋게 다가왔다. 큰 걱정 없이 딸아이를 보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따뜻한 학교 분위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규모가 크지 않아서인지, 한 달에 한 번씩 이렇게 교장선생님과 커피타임이 있다. 다음 달에도 참여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딸아이의 이름을 기억해주는 교장선생님께 감사할 따름. 이 또한 학교 규모가 작아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아침 9시, 우리가 어렸을 때 했던 교내 조회처럼 안내방송이 나오고 미국 국기에 대한 경례 순서가 있다. 하루를 이렇게 시작하는구나. 조금이나마 딸아이의 학교 생활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오늘은 George어린이의 진행으로 경례가 진행되었다. 친구들이 돌아가면서 이렇게 참여하나 보다. 한국 국기에 대한 경례도 아직 모르는 딸아이에게 먼저 미국 국기에 대한 경례를 가르쳐야 할 거 같다. 학부모들도 모두 일제히 일어나 국기를 바라보고 손을 가슴에 얹고 뭐라고 뭐라고 하는데, 나는 그냥 일어나서 멀뚱멀뚱 성조기만 바라보았다. 이럴 때 다시 한번 다른 나라에 와 있음을 느낀다.


교장선생님이 앞으로 학교에 있을 일정들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시고, 바로 킨더가든 생활에 대한 워크숍이 있었다. 이렇게 하루를 지내고 있겠구나라는 게 그려지자, 이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바쁘고 힘들 수도 있지만, 킨더 생활을 잘 보내고 있는 딸아이에게 감사한 마음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는 학교에 다시 한번 감사를. 비록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코네티컷 시골이지만 우리 동네에 자꾸 정이 가는 이유가 딸아이의 학교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금요일. 딸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날. 애프터케어 프로그램이 없어서 일찍 픽업해서 좋다고 한다. 다음 달부터는 애프터케어 프로그램을 신청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매일매일이 좋아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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