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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 도슨트 Aug 25. 2021

라이브로 즐기는 코딩, '알고레이브(Algorave)'


다가온 여름,

코로나가 아니었더라면 빠질  없을

각종 페스티벌과 공연들.


 

판데믹으로 인해 유희의 방식이 달라졌다.

아티스트들은 랜선 공연을 하기도 하고

정기 발행과 구독의 형식으로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예전처럼

관객들이 모여 즐기기가 어렵다는 사실일 텐데.

현장에서 몸을 흔들며 뜨거운 환호성을 질러  사람이라면

 열기가 그리울 것이다.

 같은 댄스 파티를 레이브(rave) 라고 부른다.


 



여기에 특별한 레이브가 있다.

바로 턴테이블이나 CDP에서 음악을 트는 디제이 대신,

라이브 코딩 아티스트가 무대에 서는 공연이다.


화면에는 즉흥적으로 작성되는 코드가 띄워지고

관객은 시청각적인 결과물을 즐긴다.

흡사 사이버 세계의 파티 같기도 하다.

라이브 코딩과 함께 춤을.

알고리즘 레이브라는 뜻의 알고레이브(algorave)  들어 보았는가?


 


Photo by Antonio Roberts






가장 뜨거운 심장과 차가운 머리의 협업


알고레이브는 프로그래밍을 통한 즉흥 연주와

그에 관한 학술적  문화적 담론을 비롯해

씬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커뮤니티까지를 총칭하는 표현이다.


알고레이브의 핵심은 예술이 알고리즘으로부터 탄생함에 있다.

기존과 같이 예술가가  손과 귀로 직접 작품을 만드는 대신

컴퓨터 프로그램과 함께 협업하는 방식이다.


 

라이브 코딩 아티스트들은 묻는다.

"인간이 기계보다 잘하는  무엇인가?

기계가 인간보다 잘하는  무엇인가?"

 질문에 대한 고민이  창작이 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가령 기계가 인간의 자리를 빼앗으리라는 우려.

반대로 기계는 인간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는 자만심.

 모두를 꺾는  인간과 기계의 협업이라는 점이

예술을 넘어 우리 삶의 모습에 대한 미래를 내다보게 만든다.



그렇다면 이제는 프로그램이 음악가의 자리,

 나아가 인간의 자리를 차지했다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알고레이브 예술가들은 자신이 만든 코드와 음악의 주인이며

그것을 함께 즐기는 관객의 반응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관객의 춤과 환호와 몰입을 위해

프로그램의 도움을 이용할 뿐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무대에서 인간과 기계가 만들어내는 화음은 하나가 된다.


 


Photo by Antonio Roberts





라이브 코딩에 담긴 미학


 


음악을 실시간으로 변형하고 창조하는 알고레이브.

 배경에는 다음의 이데올로기가 있다.



첫째는 해킹 문화 (hacking culture) .

어릴  게임 파일을 뜯어 이스터에그를 찾아본 경험을 지닌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작품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즐기는 행위를 넘어

재창작에 참여하는 행위에서 해킹의 긍정적인 영향이 파생되었다.


 

둘째는 직접 만드는 가구로 많이 알려진 Do It Yourself 문화.

기존의 악기가 없어도또는 기성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기 위한 도구를 직접 고안해   있다는 점이

라이브 프로그래밍의 특징이다.

그렇게 쓰인 코드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언어가 되어

아티스트의 색깔을 비춘다.



셋째는 오픈 소스 문화 (Open Source Culture) .

라이브 코딩은 비즈니스가 아닌 커먼 그라운드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자본의 논리보다 공공성을  유희를  가치 있게 여긴다는 뜻이다.

모든 자료와 과정을 공유하는 오픈 소스 문화로 인해

아티스트와 아티스트또한 아티스트와 관객은 서로 연결감을 느끼며

서로 떨어져 있을지라도 긴밀한 대화를 나눌  있다.





Photo by Antonio Roberts





즉흥 연주는  카타르시스를 줄까?


 


디지털 음악이 현실의 악기로 연주되는 음악과 다른 점은

현과 건반을 두드리는 행위를 비롯한 동작과

발생하는 소리 간의 관계가 완전히 자의적이라는 점이다.



가상의 시공간은 물리적인 제약을 뛰어넘어

코드를 작성하는 아티스트의 의도와 그것을 듣는 관객의 해석만이

순수하게 남도록 한다.



새로운 형태의 물리적인 제약은 있다

효율이 극대화된 구조의 코드를 작동시키기 위해

아티스트는 고심과 훈련을 거친다.

순간적인 의사결정과 실시간으로 갱신되는 피드백이 조화를 이루어

즉흥 연주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 우리를 매료시킨다.



 가지 재미를 더하는 것은 시각적 요소다.

 앞에 재즈 밴드가 실연을 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연주자들의 역동적인 표정과 몸짓이다.

이와 동일한 역할을 알고레이브 화면  코드가 수행한다.

악기이면서 악보 자체인 코드는 행간을 오가며

전통적인 오선보의 질서를 전복시키고 가지고 논다.



이렇게 풍부한 알고레이브를 경험하면 빠져들지 않을  없다.

TOPLAP.ORG, ALGORAVE.COM 등의 웹페이지에서

최신 알고레이브 소식을 접할  있다.

음악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화면  빛이 달게 비추길 바란다.







글 | 이예림

편집 | 김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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