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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 도슨트 Jun 20. 2021

과거의 영광은 현재를 살아갈 힘 | 뮤지컬 '캣츠'


 


  뮤지컬 <캣츠> 막이 오르는 순간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세계에   같은 환상에 빠진다배우들의 몸짓 하나손동작 하나가 모두 살아있는 고양이 같다사람들은 무대 위와 객석 사이사이를 누비는 고양이들에게 매료된다그만큼 극의 내용 자체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기도 한다어떤 사람들은 오로지 배우들의 연기만이 볼거리라고 한다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 비해 시간 동안 나열되는 이야기와 노래들은 지루하기만 하다는 것이다하지만 이야기를 하나씩 들여다보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있다무대  고양이를 연기하는 것이 사실  사람  사람의 배우이듯고양이들의 이야기처럼 보이는  이야기도 결국에는 사람들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NOW Magazine


 


  작품은  무도회에 참여한 고양이들의 이야기로 진행된다무도회의 사회자 고양이는 선지자 고양이 듀터라노미  고양이를 선택해 새로운 삶을 살게  것이라고 설명한다고양이들은 새로운 삶을 받는 젤리클 고양이 선정되기를 기대하며 각자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하고 노래를 부른다수많은 고양이들이 통통 튀는 노래와 춤을 보여주는 가운데 고양이가 눈길을 끈다바로 나이  극장 고양이거스이다.


 

©Sporcle

 


  거스는 유명했던 극장의 대스타였다거스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찬란했던 과거를 노래한다비록 이제는 늙고 병들어버린 그지만과거를 노래하는  순간만큼은 다른 고양이들처럼 기운이 넘치고 빛난다하지만 이미 빛은  바랬고 시절의 영광은 돌아오지 않는다그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뿐이다거스는 그렇게 천천히 무대에서 퇴장한다다른 고양이의 부축을 받아 무대를 퇴장하는 거스의 뒷모습은 쓸쓸하고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모든 사람들에게는 빛나던 시절이 있었다과거는 빛나고 반짝거린다하지만 거스의 영광스럽던 과거가 그러했듯언젠가는 우리의 곁을 떠나가고야 만다.


 



©Pinterest


 


    흔히 우리는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서는  된다고 말한다그러면 이제  이상 빛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 바로 그리자벨라이다그리자벨라는 이제는 추해진공동체 밖으로 쫓겨난 고양이다그리자벨라 역시 과거의 빛났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회상한다하지만 그리자벨라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그리자벨라는 해가 뜨는 새로운 날을 노래한다이때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넘버가 바로 Memory이다.





Daylight, I must wait for a sunrise,
I must think of a new life and I mustn't give in
(아침이 오면 다시 떠오르는 태양과 같이,
나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거야. 난 포기할 수 없어.)

<Memory> 中


 



    이제는 모두가 그리자벨라를 거부하고내치지만 그리자벨라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지나간 날들을 모두 추억으로 남기고 이를 발판으로 새롭게 행복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다.



 

©'Cats' Musical Wiki - Fandom



    우리는 가끔씩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 살아가곤 한다과거가  빛나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과거는  자리에 멈춰 있고아름답던  시절 그대로 박제되어 있기 때문이다우리의 현재는 너무나 불확실하고 혼란스럽기만 하다마치 거스가 과거를 노래할  다시 빛이 나듯과거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어쩌면 거스의 다음으로 그리자벨라가 노래를 부르는 것이 이런 뜻일지도 모르겠다우리는 과거의 영광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반 삼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앞으로 나아가려고  빛났던 과거는 현재를 살아갈 힘이 되어줄 것이다.


 


 


글 | 김채원

편집 | 김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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